한국 여자탁구 ‘환상의 콤비’ 김경아(대한항공)·박미영(삼성생명)이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국내 국제 탁구대회 사상 가장 많은 관중들 앞에서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유럽과 아시아의 톱랭커를 비롯해 남녀 58명씩 모두 116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남녀 단식과 복식, 21세 이하 남녀 단식 등 6개 종목의 최정상을 각각 가렸다.

대회 마지막 날인 15일 ‘안방 싸움’으로 화제를 모았던 여자 복식에서 여자탁구의 ‘수비수 콤비’ 김경아(대한항공)·박미영(삼성생명)조가 유망주 석하정·김정현(이상 대한항공)조를 게임스코어 4-0(11-8, 11-7, 11-7, 11-2)으로 완파하며 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 단체전 동메달을 합작한 김경아·박미영 조는 변치 않은 호흡을 과시하며 우승을 차지, 9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전망도 밝게 했다.

이번 우승으로 지난해 홍콩 조를 꺾고 우승한 데 이어 이 대회 2연패에도 성공했다. 이번 여자 복식 경기는 한국 선수끼리의 맞대결이었지만 박진감은 여느 경기 못지않았다. 김경아·박미영 조는 침착한 수비를 앞세워 첫 세트를 11-8로 가져왔고, 묘기에 가까운 수비 실력에 관중들의 박수가 터져 나오면서 승부를 4-0으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 세계랭킹 2위인 독일의 티모 볼(독일)을 준결승에서 물리치고 결승에 오른 주세혁(삼성생명·11위)은 남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7위인 벨라루스의 블라디미르 삼소노프와 게임스코어 4-3(8-11, 11-6, 11-8, 4-11, 5-11, 11-6, 6-11)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을 펼쳤지만 아쉽게 그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와 함께 여자 단식에서는 세계랭킹 53위가 2위를 누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감독·코치 없이 혼자서 이번 대회에 참가한 스페인의 센 얀페이(53위)는 싱가포르의 펑티안웨이(2위)를 맞아 게임스코어를 꽉 채우는 접전을 펼친 끝에 4-3(8-11, 11-8, 5-11, 11-4, 9-11, 12-10, 14-12)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어 남자 복식에 출전한 유승민(삼성생명)·이정우(농심삼다수)조는 독일의 파트릭 바움(44위)·바스티안 슈테거(32)조에 아쉽게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 처음 호흡을 맞춘 유승민·이정우는 첫 게임과 두 번째 게임을 내리 내줘 패색이 짙었지만 세 번째·네 번째 게임에서 11-9, 11-8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처음 맞춘 호흡이여서인지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게임에서 8-11, 9-11로 아쉽게 패하면 이번 대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무엇보다 이번 인천대회는 지난 1986년, 1988년 서울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등보다 많은 1만5천여 명의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으며 성황리에 마쳤다는 평이다.

인천시탁구협회 관계자는 “인천에서 국제 탁구대회가 열리는 만큼 많은 관중이 좋은 경기를 구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초대장을 들고 학교, 대기업, 영화관, 동호회 등을 찾아다닌 것이 주효한 것 같다”며 “경기장에서 식사도 하지 않고 경기를 관람하는 관중을 보고는 가슴이 뿌듯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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