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인천지역 대형 다중이용시설들의 절반이상이 소방시설 관리를 소홀히 해 대형화재의 위험을 안고 있다는 보도다. 대형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시설불량과 관리소홀이 그 원인으로 지적돼 왔음에도 아직도 시정되지 않은 채 다중이용시설의 안전불감증이 여전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는 것은 한마디로 안전시스템의 구멍을 드러내고 있어 유감을 금치 못한다. 최근 인천소방 당국이 화재취약대상 시설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관내 주상복합건물과 공장, 병원, 백화점, 극장 등 200여개소의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소방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전체 대상건물의 55%인 110개소가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더구나 이같은 수치는 정기적으로 당국의 점검을 받고 있는 대상건물에서도 절반 이상이 엉망인 것으로 밝혀졌으니 점검대상에서 제외된 수많은 건물들의 소방실태는 더 할 나위도 없을 것이 뻔하다.
 
이번 점검에서 지적된 다중이용시설들 중에는 백화점, 호텔 등 복합건물 14개소, 공장 21개소, 병원 13개소 기타 62개소 등에서 313건의 위반사항이 밝혀져 시정명령과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한다. 부평구의 한 백화점은 각층 계단마다 피난구 유도등을 설치하지 않았으며 계단의 방화셔터 수동스위치의 교류전원이 불량인 채 방치돼 있어 화재 발생시 최우선 대처해야할 피난구에 장애 요인을 주고 있어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중구 항동의 한 호텔은 자동화재탐지설비 4번회로가 불량이고 옥내 소화전 펌프에 누수가 발생하고 스위치도 불량인 채 방치돼 있었고 기관실 입구 옥내 소화전함의 소방호스가 노후된 데다 각층 스프링클러 설비 시험밸브 표지조차 없었다고 하니 모두 형식에 불과한 방화시설로 안전불감증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어 한심하다. 연수구 청학동의 한 병원은 자동화재탐지 설비 지구경종이 작동되지 않았고 7층 자동화재탐지설비 회로가 불량인 채 방치돼 있는 것으로 드러나 화재발생시 긴급대피의 장애요인으로 거동불편한 환자들에게 더 큰 피해를 예고하고 있다.
 
화재는 진압과 수습도 중요하지만 `불조심'이란 예방의식이야 말로 인명과 재산을 지키는 상책이다. 100일전 대구지하철 화재참사와 각종 화재사건에서 보듯 그 원인은 모두 안전불감증이 빚은 참사다. 이제 소방당국의 철저한 안전점검도 필요하지만 영리에만 급급한 다중이용시설 업주들의 예방의식을 우리는 촉구하는 바다. 소방시설이 낡아 작동이 안되거나 피난구를 막아놓는 행위는 미개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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