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인기 작가 10명이 국제앰네스티를 지원하기 위해 함께 엮은 소설이 국내 번역, 출간됐다.

청소년소설 '클릭'(문학동네)은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갖고 있는 영국 소설가 닉 혼비를 비롯해 한국계 미국 소설가 린다 수 박, 캐나다 작가 데보라 엘리스, 아일랜드 작가 이오인 콜퍼, 영국의 청소년문학 작가 데이비드 알몬드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 10명이 참여한 작품이다.

중심인물들인 10대 남매 매기와 제이슨, 이들의 할아버지인 사진작가 조지 킨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각기 다른 색깔을 지닌 10가지의 이야기가 모자이크처럼 이어져 있다.

하지만 여러 이야기를 관통하는 기본적인 정서는 국제앰네스티를 지원하는 책답게 세계 곳곳의 다양한 인간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소외받거나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 대한 진지한 관심이다.

이야기는 매기가 사진작가였던 할아버지를 하늘로 떠나보낸 뒤 할아버지가 남긴 7개의 조개껍데기를 통해 할아버지가 내준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할아버지는 포토 저널리스트로 세계 각지를 다니며 전쟁과 감옥,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의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했다.

할아버지가 찍은 사진에는 히로시마 원자폭탄 희생자들의 상흔이라든지, 극심한 가뭄 지역에서 2년 만에 내린 비를 바라보며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한 소녀의 모습 등이 찍혀있다.

이 책은 또 사람들 사이의 만남과 헤어짐, 미묘한 관계를 다루며 삶의 진실에 대해 묻는다.

매기의 집에 입양된 오빠 제이슨의 심리적 갈등과 자아찾기, 평생 아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사랑했던 조지 킨의 과거를 더듬어가며 인생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여러 단면과 가능성이 있음을 얘기한다.

이야기마다 작가가 바뀜에 따라 시점과 어법, 문체가 달라지는 것을 눈여겨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재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책의 판매수익금 전액은 국제앰네스티에 기부된다고 한다.

이은정 옮김. 300쪽. 1만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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