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공간 주안’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예술영화전용관이다.

인천 남구는 지난 2007년 5억 원을 들여 인천시 남구 주안역 인근에 ‘영화공간 주안’을 개관했다.
영화관은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선정한 예술영화를 상영하는 3개관과 독립영화 상영관 1개, 연극 등 소규모 다목적 공연장 등 모두 5개관으로 이뤄져 있다.

영화관이 문을 연지 벌써 4년. 여러 장르의 영화가 상영되면서 이곳은 지역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곳은 지역민뿐만 아니라 영화인을 위한 공간이기도 한다. 영화관은 주민들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카메라를 들고, 출연까지 하는 하품영화제와 인천여성영화제, 인천인권영화제 등을 열고 있다.

본보는 매월 첫 금요일마다 ‘영화공간 주안’에서 상영하는 영화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20대 나이에 LA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가 된 구스타보 두다멜(28).
   
 

그가 어린 시절 ‘엘 시스테마’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과연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파울 슈마츠니·마리아 슈토트마이어 감독이 공동 연출한 다큐멘터리 영화 ‘기적의 오케스트라-엘 시스테마’는 예술이 인간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깊은 울림과 함께 보여준다.

지난 9월 주안공간에서 첫 번째 상영이후 주민들의 요청에 힘입어 재상영에 들어갔다.

베네수엘라는 지구반대쪽 나라, 미인이 많은 나라. 석유 매장량이 풍부나라다. 석유가 한방울도 나지 않는 우리입장에서는 부럽기 그지 없다. 그러나 외교적으로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반미를 외치며 독자노선을 걷고 있고 국민총생산이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인 데다 마약과 폭력사건이 빈번해 정정이 다소 불안한 중남미 국가이기도 하다.

영화는 이런 베네수엘라를 이야기하고 있다. 마약 천국에서 음악 강국으로 끌어올린 엘 시스테마의 어제와 오늘, 미래와 꿈을 소개한다. 엘 시스테마란 ‘베네수엘라 국립 청년·유소년 오케스트라 시스템 육성재단’의 줄임말이다.
1975년 베네수엘라 빈민가의 허름한 차고·마약과 폭력에 찌든 길거리 아이 11명에게 악기 연주를 가르치는 사업이 시작됐다. 35년이 흐른 지금 차고에서 열렸던 음악교실이 200개로 늘었고 단원 수는 30만 명으로 불어났다.
영화는 단원의 80%가량이 빈민가 출신인 아이들에게 초점을 맞춘다. 악기가 부족해 처음 입단한 꼬마들은 종이로 만든 악기로 기본기를 익힌다. 소리는 안 나지만 합주가 이뤄지는 매커니즘을 깨치고 배려와 협동심을 배운다. 콘트라베이스를 연주하는 한 소녀는 고대하던 오케스트라 연습 첫날 다리에 총을 맞았다. 총 맞은 것보다 연습에 빠지는 게 가슴 아팠던 소녀는 결국 목발을 짚고 연습장에 갔다. 가난에 지친 아이들에게 오케스트라는 미래고 꿈이 되어 간다.

실제 지난해 구스타보 두다멜 지휘자 이외에도 17살로 베를린 필하모닉 최연소 입단 기록을 세운 더블베이스 연주자 에딕손 루이즈도 등 유럽에서 가장 촉망받는 젊은 음악가들을  이곳 출신이다.

아이들은 비록 종이 바이올린이지만 아이들의 꿈과 미래가 담진 발표회를 연다. 그리고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로 이들에게서 희망을 찾는다. 영화는 예술은 여유로운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준다.
상영관 1관 4일~10일까지 오후 1시15분, 5시45분. 5천 원.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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