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에 팝페라 바람이 불고 있다.

'팝페라'(팝+오페라)는 클래시컬한 성악곡에 팝 스타일을 가미한 '퓨전' 장르로 팝페라라는 말 자체는 1997년에 워싱턴포스트지가 처음으로 사용하면서 이후 널리쓰이게 된 것.

국내에서는 2-3년전부터 이지, 사라 브라이트만, 안드레아 보첼리 등 외국 가수들의 음반이 소개되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알려지다가 최근 들어서는 국내 가수들도 여러가지 형태의 팝페라 콘서트나 음반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대중화를 시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달만해도 팝페라 테너 임형주의 첫 독창회(13-14일, KBS홀)를 비롯해 가수 조관우의 팝페라 콘서트(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코리아뮤페라컴퍼니의 팝페라극「화이트 러브」(13-15일, 메사 팝콘홀) 등이 줄줄이 열려 '팝페라 열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국내 공연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팝페라 가수는 올해 열일곱살의 소년 테너 임형주.

올 초 첫 음반「샐리 가든」출시와 함께 '한국 최초의 소년 팝페라 가수'라는 타이틀로 화제를 모은 그는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 때 애국가 독창자로 나서면서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인터넷 카페에 개설된 팬클럽 회원 수만해도 벌써 1만명을 넘어섰고,「샐리 가든」은 핫트랙스와 인터파크 음반 판매 순위에서 현재 18주째 1위, 신나라레코드 집계로는 14주째 1위를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달 31일 월드컵 1주년을 기념해 열린 평화 콘서트에서는 '월드 스타' 소프라노 조수미 등과 함께 출연, 한 무대를 장식하기도 했으며 오는 13-14일에는 여의도 KBS홀에서 첫 단독 공연도 가질 예정이다.

임형주의 공연기획사인 'POA'측은 "팝페라 공연 기획은 이번이 처음이라 다소걱정을 했지만 호기심 때문인지 일반 대중적인 장르의 공연보다 오히려 관객들의 반응이 훨씬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가수 조관우도 대중 가수로서는 이례적으로 클래식 전용 공간인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 팝페라 콘서트를 열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8일 열리는 이 공연에서 그는 최선용이 지휘하는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클래식과 가요를 접목한 '크로스-오버'곡들을 고음의 독특한 보이스로 선보일 예정.

그런가하면 오페라와 뮤지컬, 연극 등을 한데 접목한 '팝페라극'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공연물도 등장했다.

코리아뮤페라컴퍼니(단장 박혜경)가 13-15일 남대문 메사 팝콘홀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팝페라극「화이트 러브」는 말 그대로 팝페라 형식으로 만든 오페라다.

베르디의 대표적인 오페라 작품인「라 트라비아타」를 각색해 만든 것으로,「라트라비아타」의 기본 줄거리에 실제 베르디가 겪었던 사랑 이야기를 가미해 색다른 연출을 시도한다.

음악과 함께 연극적인 요소도 가미, 팝페라 가수, 성악가 등과 함께 연극 배우들도 한 무대에 등장하게 된다.

국내외 가수들의 팝페라 음반들도 최근들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Time to Say Good-bye'로 잘 알려진 영국의 세계적인 팝페라 가수 사라 브라이트만의 4집 음반「하렘」(EMI)이 얼마 전 출시된 데 이어 철강회사 노동자에서 영국의 국민 가수로 떠오른 러셀 왓슨의 새 음반「더 보이스」(유니버설 뮤직)도 최근국내에 소개됐다.

임형주는 첫 음반의 호응에 힘입어 공연 이후 곧 2집 발매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음반업계 관계자는 "팝페라 음반은 일반 클래식에 비해 보통 4-5배 가량 판매량이 많은 편이기 때문에 홍보나 마케팅에서도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다"며 "이제 국내에서도 팝페라가 클래식의 한 분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