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양소년단 인천연맹장 김실(전 교육위원회의장)

 사회적 변화와 더불어 학생이 갖고 있는 특기·적성이 나날이 그 개성을 뛰어나게 달리하여 국제화 시대에 걸맞은 인물을 요구하는 것이다. 다양한 취업문이 열려 있고, 능력과 특기에 따라 무한한 잠재능력을 펼 수 있는 글로벌 시대에 진학·진로는 새로운 상담을 요구하고 있다. 과거 제때 월급을 받을 수 있는 공무원이나 교사가 되거나 대기업에 취직하고, 안정되게 고수입이 보장되는 의사나 약사가 선호직종이었으며, 변호사·세무사 같이 자격증을 따서 정년 없이 일하면서 사회적 신분을 유지할 수 있기에 영어·수학과 같이 학교 공부에는 열심히 하도록 하는 진학·진로교육 상담이었다. 지금은 과거 소득 100달러 시대의 진학·진로 시대가 아니라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에 살며, 진학·진로의 무대가 좁은 한국이 아니라 세계를 무대로 꿈을 펼 수 있는 진학·진로 시대이다.
학부형이 20~30년 전 자신의 과거 경험에 비추어 자녀의 진학·진로를 이끌고 간다면 평균수명이 60년 시대에서 100살 시대에 살아갈 학생들의 장래에 또 다른 어려움을 줄 수도 있다. 수시로 입학이 결정된 학생도 있지만, 이제 수학능력시험이 끝난 후 또 다른 진학·진로로 큰 고민을 하여야 할 주인공인 학생 스스로가 진로·진학에 주체가 되도록 학부형이 도와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지금까지 약 40년 이상을 학생과 지내고, 또한 학교 현장에서 학생 교육과 관련하여 많은 학부형을 만나면서 나눈 대화는 주로 자녀교육에 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자녀의 장래와 가장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진학·진로지도 상담에서는 대화라기보다 이제까지의 경험과 교육 현장에서 겪었던 노하우를 곁들인 상담 이상의 진한 대화를 나누게 된다. 그 과정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의 하나는 “내 자식의 장래를 위해 무슨 학과에 보내야 합니까?”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공통적인 학부모의 진로·진학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생각은 부모 자신들이 대학에 진학할 때 경험하고 가졌던 단편적인 지식에 의존하거나 귀동냥으로 들은 소위 잘 나가는 학과, 혹은 아직도 당시에 인기 있던 학과를 지금도 좋은 학과로 알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 경제발전 단계가 현재와 다른 1960~70년대에 인기 있던 전공·인기 학과는 이과에서는 대체로 의대나 공대 등이었고 문과는 법대나 상대였다. 이런 전공·학과에 보내는 것이 반 성공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 사회적으로 대학 진학률이 20% 정도이며, 고졸자와 대학졸업자의 임금수준 차이가 거의 3배에 가까운 시기였다. 지금 대학 진학률이 2009년에 81.9%이며 또한 고졸자와 대학졸업자의 임금차가 1.5배 이하로 나타난다. 필자가 진학한 전공학과는 서울대 지리교육과로 당시는 정원이 20명으로 졸업 후 뛰어든 직업 전선은 전공과 다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 꽤 많았다. 만일 다른 분야에서 적응한 동기가 그 분야 다른 학과에 진학하였다면, 더 뛰어난 사회적 성과를 거두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가끔 든다.
성공적인 진로·진학을 위한 역할에서 먼저 학부형은 자식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고, 상대적으로 남보다 더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급한 것이다. 다음 학교 선생님이나 주변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가며 자녀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남보다 더 잘할 수 있는 특기와 적성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고 본인과 깊은 대화와 자신이 주인공으로 진학·진로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세계 여자축구의 빛나는 자랑스러운 어린 선수들, 그리고 국제무대에서 한국을 알리는 골프선수나 야구·축구선수뿐만 아니라 국위를 선양하는 한류스타들을 보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꿈을 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학부형으로 진학·진로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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