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상만 인천광역시의원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통해 우수한 인재를 배출한 인천교육이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이 인천학생들의 학력 향상을 위한 야심찬 교육 프로젝트인 ‘10대 학력향상 선도학교’ 지정·운영계획에 인천교육을 사랑하는 시민의 관심과 기대가 크다. 인천시교육청에서 사업 추진을 위한 학력향상 선도학교 공모에 전체 대상 학교 85개 교의 79%인 67개 교가 학력신장 전략을 응모했다. 이는 최근 보기 드문 인천시내 고등학교장들의 심혈을 다한 학교 운명을 건 학력 향상 전략이라는 점에서 출발부터 성공적이라 생각할 수 있다.
지난 수년간 인천의 학력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문제가 있음이 지적되어 왔다. 그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서울에 인접한데다 지역 내 인재를 흡수해 질 높은 교육을 보장할 우수한 교육기관의 부족으로 훌륭한 인재들이 인천을 벗어나고 있다는 지적도 한몫을 차지해 왔다. 이러한 상황 속에도 학력 부진이라는 절박한 상황을 탈피하고 교육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과 시도는 수요자인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서 꼭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과 시도에는 시행착오의 문제나 일부의 부작용, 관점을 달리하는 사람들의 반론 등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추진과정 속에서 동기와 목적과 기대가 좋다면 다소 방법상의 문제가 있더라도 지속적으로 개선 방안을 강구하면서 추진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격려와 지원, 협력하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각종 문제점만을 들어 비판에만 치우치다보면 실기로 일을 그르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명문 학교가 되기 위해서는 명품 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결과로 증명하고 사회의 인정을 받아야 가능하다. 학력신장 선도학교로 선정되었다고 해서 모두 명실상부한 학력신장 선도학교가 되는 것도 아니다. 다양하고 질 높은 교육 프로그램과 교육 여건 개선, 구성원들의 의지와 학생들의 노력, 학부모의 이해와 협력이 이루어질 때 가능한 것이다.

자기주도적 학습 프로그램으로 명문교로 자리매김한 청구고, 토론식 수업 방법 개선으로 섬 지역의 열악한 조건을 극복하고 전국의 명문으로 부상한 제주의 대기고, 멘토시스템 운영으로 정평이 나 있는 미국의 로렌스빌 스쿨, 학생들의 성적과 학교생활을 관리하는 어드바이저 프로그램을 효율적으로 운영해 명문 학교로 자리매김한 캐나다의 트리니티 칼리지스쿨 등 자율적인 수업 방법 개선과 노력으로 명문 학교로 부상한 학교들이 많다. 박찬호를 키운 공주고, 허재를 키운 용산고, 차범근을 낳은 경신고를 야구의 명문, 농구의 명문, 축구의 명문으로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체육명품학교, 음악명품학교처럼 학력명품학교를 만들기 위해 금번 학력신장 선도학교 공모를 학력명품학교를 향한 전략의 평가로 보면 어떨까? 선정된 학교를 집중 지원해 학력신장 전략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을 때 학력명품학교가 되는 것이 아닐까? 명문학교는 하루아침에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피나는 노력과 인고의 시간과 명품 교육으로 결과를 입증받을 때 가능한 것이다. 
소리의 변동이 없이 균일하고 맑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기로 유명한 명품 바이올린인 스트라디바리우스는 개당 20억 원을 호가한다. 핸드백 에르메스, 페라가모 구두 등은 명품이라는 이유로 일반 유사 제품의 몇십 배 가격이 매겨진다. 하물며 명품 교육으로 인정받은 명품 학교라면 어떻게 거래될까? 교육에 몸담고 있다면, 교육행정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길 원한다면 도전하고 시도해 보고 싶은 과제가 아닐까?
선망하는 학력인천을 구현하기 위해 야심적으로 출발한 학력신장 선도학교 운영이 좋은 결실을 맺기를 기대하며 유의할 점을 모색해 본다.

첫째, 선도학교 선정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공신력 있는 평가기관과 전문가들에 의해 투명하고 신뢰성 있게 선정되어야 한다. 이로써 선정에 관한 일체의 잡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선정 과정의 정당성과 타당성의 논란이 야기되지 않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관심을 가지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

둘째, 10대 선도학교 이외에 탈락한 다른 학교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특성화해 선도학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잠재형 선도학교를 확대, 지원과 수혜의 폭을 확대해야 한다.

셋째, 자칫 수도권의 일부 선망대학 합격생 증가만이 학력 신장의 전부인 것으로 평가되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학력신장 선도학교에서의 학력은 명실상부한 인성과 창의성을 내포한 개념의 학력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과의 지식뿐만 아니라 사고력, 문제해결력, 창의력 등의 지적 능력과 성취동기, 호기심, 자기관리 능력 등의 정의적 영역까지를 포함한 학력관의 선도학교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넷째, 학력신장 선도학교로서 권역별 학력거점학교로 육성하는 것과 관련해 낙후된 학교의 지원 방안도 강구되어 대칭되는 효과를 극대화하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교육 여건을 개선하고 학교를 질적인 운영체제로 재구조하기 위한 교육재정의 확대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급당 정원 감축, 교육 여건 개선, 다양한 교사진의 확보, 방과 후 교육활동의 내실 등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교육경비의 확충이 선행되어야 한다. 예산과 열정이 없는 전략은 무용지물이다.

아무쪼록 선정될 10대 학력신장 선도학교와 잠재적 선도학교가 지역에서 학력 향상과 공교육 신뢰에 견인차 역할을 담당할 명품 교육으로 비상하기를 기대한다. 또한 학력신장 선도학교 운영을 목표로 구성원 모두의 지혜와 의지를 모아 수립한 67개 학교의 소중한 학력 신장 전략들이 모두 결실을 거둬 인천의 학력이 전국의 학력을 선도하는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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