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상만 인천시 교육의원

 소위 질풍노도의 시기라 하는 사춘기 시절의 학생들이 겪는 고민과 방황은 누구나 겪고 가는 인생의 자연스런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학생들의 가슴앓이를 연민과 걱정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어른들의 애타는 시선도 시공을 망라하고 존재하기 마련이다. 오죽하면 옛 시대 사람들이 벽화에 쓴 말 중에 젊은 사람들에 대한 탄식이 적혀 있다고 하지 않는가?
그런데 지금 시대는 학생 시기에 느끼는 불안과 방황을 한 시기에 치르고 넘어가는 통과의례로 보기에는 충격적이고 비참한 일들이 너무도 많다. 한순간의 실수로 보기에는 어처구니없고 극단적인 일로 꽃다운 나이에 삶을 포기하는 경우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TV에 나오는 각종 사건·사고를 보면 학생들의 비행, 자살, 폭력 등이 얼마나 일탈의 수위를 넘어서고 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의 방황은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이 아니다. 자칫 잘못하면 순간에 꿈꾸는 일탈이 본인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큰 상처와 삶의 종말을 가져오는 무서운 결과를 낳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시기에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인성교육, 상담교육, 자살예방교육, 사이버중독예방교육 등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게 제기되어야 한다. 학생들이 건전한 고민을 하고 그 고민을 통해서 성숙한 인격체로 자라날 수 있게 어른들이, 학교가, 사회가 다각도로 진심 어린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먼저, 건강한 가정을 만들어야 한다. 심각한 탈선을 하는 학생들의 상담사례를 보면 대부분 가정에 불화나 아픔이 있어 그 결과가 학생들에게 전이되어 있다. 삶의 기본적인 울타리인 가정이 끊임없이 불안한 상황에 노출되어 있다면 그 속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의 사고체계와 행동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가족체제로 이루어지는 상담이 강화되어야 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가족상담이란 것이 감기가 걸리면 나으려고 하는 의지를 가지는 것처럼 그렇게 쉽게 결심을 낼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즉, 아직까지 사회분위기가 가족상담, 가족치료라는 부분에 대해서 낯설거나 어렵게 생각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의식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사회나 학교에서 지속적인 가족상담에 대한 홍보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난관이 생겼을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다양한 도움체계에 대한 시스템을 구축하여 사회, 학교, 전문치료의료기관, 정신건강상담센터, 행정기관 간에 입체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두 번째로 매스미디어 및 인터넷에 대한 가치관 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 정보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는 학생들에게 올바르지 않은 정보를 통제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또한 올바르지 않은 정보일수록 자극적이고 강렬해 학생들의 의식을 순식간에 사로잡을 수 있다. 그만큼 정보에 대한 가치관 교육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럴수록 학생들이 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공개적이고 적극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때로는 어떠한 사건이 발생하였을 때 오히려 공개화해 토의·토론 등의 방법으로 공론화하는 것이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추면서 올바른 가치관으로 무장한 각종 유해정보에 대한 면역이 자신의 시각을 도덕적으로 점검해 보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세 번째로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에 대한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일부 학교의 심리검사 결과를 보면 산만·충동성, 비행·공격성, 중독, 시험불안, 우울, 불안, 자살 등에 있어 고위험군이 2.7~7.6%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일부 영역에만 국한된 학생도 있고 복합적인 영역에 해당되는 학생들도 있다. 학생들의 성향을 신중하고 정확히 파악한 진단을 근거로 해 학생들에 대한 전문적인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심리적인 불안을 보이는 학생에게 온라인을 통한 상담치료와 각각의 학생에게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상담 및 치료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 또한 상담 및 치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학교 및 전문기관의 협조체계가 유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이에 대한 교육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네 번째로 자아존중감을 찾고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문제행동을 보이는 학생들의 대부분은 자아존중감이 떨어진다. 자기애(自己愛)가 없기에 미래에 대한 꿈도 없다. 자아존중감은 성취를 맛보았을 때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성취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누구나 자신의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을 믿을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고 흥미를 가지고 도전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부모와 교사가 해야 한다.
자라나는 학생을 포기하는 것은 국가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다. 사회와 학교의 절실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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