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상만 인천시 교육의원
새로운 희망과 결의로 가득찬 새해가 밝았다. 항상 새해가 되면 그 해를 상징하는 동물에 대한 특징과 장점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즐겁게 덕담을 나누게 된다. 올해는 신묘년, 토끼의 해로 토끼는 생장, 번창, 풍요를 가져온다고 하니 나라의 번창과 풍요로운 삶에 대해 기대할 수 있어 기분 좋은 일이기도 하다. 또한 토끼는 예로부터 인간과 친숙한 동물로 토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새해 벽두를 여는 마당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토끼를 재미있게 풀어봄으로써 토끼에게서 배우는 교육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토끼 이야기 중 대표적인 것이 ‘토끼와 거북이’ 우화이다. 이 이야기로 거북이는 근면과 성실의 상징이 되고 토끼는 자만과 방심의 대명사가 되고 만다. 그런데 요즘 인터넷을 보면 재미있는 패러디가 있다. 거북이를 진심으로 사랑한 토끼는 자신의 느린 처지를 한탄하고 자신감이 없는 거북이를 위해 달리기 경주를 제안하고 경주에서 져 줌으로써 거북이로 하여금 자신감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그냥 웃어넘길 패러디에서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의 화두인 나눔과 배려를 볼 수 있다. 서로 경쟁하고 남을 앞서야 하는 세상에서 토끼는 자신의 희생과 배려로서 상대에게 자존감을 가질 수 있게 하고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나눔과 배려는 상대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이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새해의 우리 교육, 패러디 토끼에게서 나눔과 배려를 배워야 할 것이다.

또 다른 토끼 이야기가 있다. 바로 토끼전, 일명 별주부전이다. 토끼전의 이면에는 단순하게 해석할 수만은 없는 시대의 사회풍자적인 성격이 많이 들어있지만 단지 희극적인 차원에서 볼 때 토끼는 자신의 위기를 번득이는 기지로 모면하는 꾀가 많은 동물이다. 토끼는 도망갈 굴을 파더라도 하나가 아니라 여러 곳을 파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게 한다는 말도 이처럼 불리한 상황을 벗어나는 꾀가 많은 동물임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꾀라 함은 일을 잘 꾸며 내거가, 해결하거나, 묘한 생각이나 수단을 일컫는 것으로 도덕성이 결여된 꾀는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나 토끼의 꾀는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순발력, 아이디어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미래 사회를 대비하는 인재 육성의 중요한 요건으로 창의성을 꼽는다. 창의성은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내는 특성이다. 사고의 순발력과 아이디어를 갖출 수 있게 하는 것이 창의성 교육의 시작이라고 본다면 새해의 우리 교육, 간을 두고 왔다는 토끼의 대답에서 지혜와 꾀를 배워야 할 것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서양 동화에도 토끼가 나온다. 어린 시절 꿈꿔봤음직한 상상과 환상의 나라로의 여행은 지금도 아이들에게 순진하고 즐겁고 유쾌한 경험을 하게 한다. 이 이상한 나라 여행을 안내하는 역할을 토끼가 한다. 지루한 일상에 있던 앨리스는 회중시계를 들고 다니며 말하는 토끼를 따라 굴로 들어가 환상적인 모험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토끼는 즉, 지루한 일상을 벗어 던지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앨리스에게 중요한 안내자인 것이다. 현실에 안주하고 새로운 도전을 꿈꾸지 않는 자에게 황금빛 미래와 새로운 경험의 기쁨은 절대 찾아올 수가 없다. 새해의 우리 교육, 앨리스의 토끼처럼 아이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를 열어 주는 조력자·안내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덧붙여 토끼의 외형적인 상징은 역시 긴 귀이다. 초식동물인 토끼의 귀는 외부의 위험을 감지하기 위해 크게 발달하였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의 속담에 ‘귀는 두 개, 입은 하나’라는 말이 있듯이 많이 듣는 것이 말하는 것보다 중요하다. 많이 듣는다는 것은 또한 신중하게 듣고, 올바른 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안다는 것이다. 필자가 좋아하는 ‘경청’이라는 말이 있다. 듣는 행위에 몰입해서 아주 적극적으로 들어주는 것이 ‘경청’이다. 경청을 하면 공감의 폭을 넓힐 수 있어 건설적인 지향점과 합의를 내 올 수 있다. 새해의 우리 교육, 토끼의 긴 귀처럼 신중하고 올바른 경청으로 일보 전진할 수 있어야 한다.

십이간지의 네 번째인 토끼는 오전 5시에서 7시 새벽을 담당한다. 토끼해에 인천교육이 어둠을 헤치고 새벽을 여는 선두주자로 당당히 서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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