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 수사와 관련한 이해찬 의원의 `병풍 쟁점화 요청' 발언파문이 확산되면서 정국이 정면충돌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한나라당은 22일 “병풍이 사전기획된 정치공작이란 점이 입증됐다”며 대통령 사과 등 총력투쟁에 나섰고 민주당은 “병역비리의 본질을 흐리기 위한 트집잡기”라며 검찰수사에서 진상이 밝혀지지 않을 경우 특검제를 추진할 것이라고 맞섰다.
 
특히 한나라당은 이날 단행된 검찰인사에서 병역유도 파문과 관련해 논란을 빚고 있는 박영관 서울지검 특수1부장이 유임된 것과 관련해 김정길 법무장관의 해임안 제출 등 강경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어 파문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는 오전 긴급 기자회견에서 “가증스런 정치조작극을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김대중 정권의 불순한 음모를 분쇄할 것”이라며 ▶대통령 사과 ▶법무장관·청와대 비서실장 즉각 해임 ▶박영관 부장과 김대업씨 구속수사 ▶이해찬 천용택씨 의원직 사퇴 등을 요구했다.
 
서 대표는 또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치공작) 총 기획은 박지원 청와대 비서실장이라고 생각한다”며 “박지원씨는 `어떤 일이 있어도 이회창 후보를 낙마시켜라. 모든 책임은 내가진다'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대업의 배후엔 과거 민정수석을 지낸 현직 장관이 도와주고 있다는 정보까지 갖고 있다”면서 박영관 부장 유임에 대해 “김정길 법무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제출할 것이며, 해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에 앞서 소속 원내외위원장과 당원 등 1천여명이 서울지검에 몰려가 김법무 사퇴와 박영관 부장 구속 등을 요구하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최고위원 회의에서 “한나라당이 병역비리와 은폐의혹에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변 문제로 트집을 잡아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의 어떤 공작에도 정면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균환 총무는 “검찰 수사를 지켜보되 수사가 한나라당 공세에 밀려 사실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을 경우 특검 도입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고 5대 의혹 진상규명특위 위원장인 정대철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의 서울지검 항의방문에 대해 “삼권분립을 파괴하려는 집단적 폭력행위를 즉각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정 위원장은 특히 “국회 다수의석을 차지하고 지방자치단체를 싹쓸이하더니 이제 검찰까지 멋대로 주무르겠다는 횡포”라며 “한나라당의 집단폭력에도 불구, 검찰은 흔들림없이 병역비리 수사를 계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경재 의원은 의총에서 “(이회창 후보 부인) 한인옥씨가 현금 제공여부 등에 대해 양심선언할 것을 공개 요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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