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인천 토박이들이 인천을 위해 ‘인천 속의 향우회’를 열었다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거창
   
 
한 창립총회는 없지만 말로 설명하기보다 행동으로 인천사랑을 실천하는 ‘인사모’가 되겠습니다.”
이영호 인천경영자총협회 인천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인천경총 인사모) 초대 회장과의 첫 만남은 모임의 창립총회가 아닌, 인사모가 사회환원사업을 하는 자리에서였다.

인사모는 첫 사회환원사업으로 어린이재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배곯는 지역 저소득층 가구 아이들을 돕기로 했다.

인사모는 인천경영자총협회 노사대학 CEO과정을 수료한 기업대표들로 구성됐으며, 현재는 50여 명으로 경제인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지역사회의 자체 친목 모임으로는 그 수가 가장 많다.

인사모 회원들은 어릴 적부터 현재까지 인천에서 나고 자란 순수 인천 토박이를 회원 가입 자격기준으로 한정하고 있다. 어떤 정치적 논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인천 속의 인천 향우회를 만들자’는 모임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고자 하는 회원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

이 회장은 “처음부터 그랬지만 앞으로도 모임의 성격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는 지역의 걱정이 클 것”이라며 “이 부분은 확연히 선을 긋기는 힘들지만 여전히 회원들의 마음은 순수 인천 토박이에 맞춰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 회장은 인천시 남동구 만수동에서 9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으며, 당시 만수국민학교를 나왔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정식으로 중·고등학교를 마치지 못한 이 회장은 서울 영등포 역전에 있는 ‘중앙통신강의록’을 수료한 뒤 바로 군대에 자원입대했다.

공부에 대한 아쉬움이 컸던 이 회장은 군대 연고가 있는 전라도 광주의 ‘광신실업전문학교’를 수료한 뒤 다시 인천으로 옮겨와 천안으로 출퇴근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젊은 나이인지라 뭐든 자신이 있다고 생각해 원없이 사업에 매진했습니다. 힘든 것도 많았고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도 패기 하나로만 부딪혔죠.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은 편치 않았습니다. 그때 ‘내 고향 인천’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향에서 내 고향 사람들과 함께 하면 더 좋을 텐데…’라구요.”
당시 군수품인 실탄을 제조했던 이 회장은 고향 인천에 대한 향수와 IMF의 여파로 인해 사업이 기울어지자 인천에서 다시 사업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리 오랜 시간은 아니지만 타지에서 회사를 경영하며 많은 고생을 했고, 그런 탓에 인천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간절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학교 선후배, 지역사회의 동료 및 어르신들까지 ‘인천’이라는 두 글자가 주는 힘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인천’이란 두 글자는 마치 가슴속 한 구석에 나를 도와주는 버팀목이 돼 주는 듯했습니다.”
그렇게 인천으로 터전을 옮긴 이 회장은 이전부터 알아온 지인들을 통해 지역 경제인들과 두터운 친분을 쌓았다. 그러던 중 인천경영자총협회 노사대학 CEO과정에 참여하면서 ‘인천사랑’에 대한 마음이 더 간절해졌다.

노사대학에 나가면서 알음알음 알게 됐던 인사들과 이전부터 친분이 두터웠던 선후배들이 이 회장과 인연을 쌓아 가며 인사모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됐다.

이 회장과 지인들이 인사모를 출범하기까지는 근 4년이 걸렸다고 한다.

그렇듯 인사모라는 이름을 내거는 데까지 각고의 노력이 들었다. 인사모의 성격과 회원가입 자격, 조직을 꾸리는 데까지 회원들의 고민도 적지 않았다.

“조직회원들의 순수한 마음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주변의 이목을 모른 체 할 수도 없었습니다. 자칫 인천경총 안에서 또 다른 집단주의를 만드는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고, 회원 자격을 인천 토박이로 한정한 것

   
 
에 대해 또 다른 불만이 표출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사모는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외연보다 안을 탄탄히 가꾸는 것에 힘을 쏟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지역 저소득층에 대한 연탄지원사업을 시작으로 저소득층가구 지원돌봄사업, 사회복지시설 봉사활동, 인사모 장학회 등 각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인사모는 향후 인천경영자총협회 노사대학 CEO대학 수료자를 대상으로 한 회원 충원에도 심혈을 기울이기로 했다. 모임 참여에 희망하는 지역 기업대표들이 많은데다 기업대표는 물론 정·재계 인사, 공직자 등 지역사회 곳곳에서 인사모 참여를 바라는 인사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회원 배가는 되레 모임의 취지를 훼손할 수 있어 충분한 논의를 거쳐 회원을 뽑겠다는 원칙은 변함이 없다.
이 회장은 “반드시 기업대표라는 제한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천을 사랑하는 마음이라면 공직사회든, 시민단체든 어디든 좋다”며 “인천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분이라면 언제든지 인사모 회원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누가 더 인천을 사랑하는지를 거론하기보다 누가 얼마나 인천을 위해 실천하는지가 진정한 인천사랑의 표본이 될 것”이라며 “인천경총 인사모 역시 이 부분에 심혈을 기울여 인천사랑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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