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공단(이하 인천 남동공단) 입주기업들은 그 어느 해보다 신묘년 새해를 맞는 기분이 벅차다.

지식경제부가 안산 반월·시화공단, 인천 남동공단, 구미공단, 익산공단 등 4개 공단을 구조고도화 시범단지로 선정한 뒤 3년째인 올해부터 본격적인 사업 착공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인천 남동공단은 인천 지역 전체 제조업체의 48%, 근로자의 30%를 차지하는 수도권의 대표적인 국가산업단지다.

1천900여 기업으로 시작했던 남동공단 입주기업은 현재 6천여 개에 육박하는 등 괄목할 만한 규모의 성장을 이뤘다. 반면, 고용인원 300인 이상 대기업은 단 9곳으로 93%를 차지하는 50인 미만의 소기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은 구조적 한계다.

이런 분위기 탓에 최근 입주기업들은 보다 탄력이 붙고 있는 정부의 ‘구조고도화’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자체 노력보다 상대적으로 경영성장이 손쉬운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에 기업들의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남동공단경영자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김덕배(66·㈜새한포리머 대표)회장의 포부는 남다르다.

김 회장은 지난 2008년 제9대 회장직에 올라 지난해 제10대 회장에 연임하며 4년째 협의회를 이끌고 있다.

김 회장은 신년 남동공단의 화두로 ‘부활’을 손꼽는다. 2000년 중반 이후부터 기업의 ‘탈 인천’이라는 악재가 쏟아지긴 했으나 구조고도화 사업을 발판으로 다시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의지다.

“1980년대 후반 인천 기업의 중흥을 계기로 남동공단이 설립됐고, 1990년대엔 절정에 이르렀죠. 하지만 2000년 이후부터 침체기를 겪다 어느샌가 ‘회색도시’의 온상으로 비쳐지더니 걷잡을 수 없이 명성이 추락했습니다. 이제 남동공단이 화려한 재기를 할 때가 됐습니다. 신묘년 한 해가 그 새로운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김 회장은 이 같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한국산업단지공단 인천본부가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남동공단 구조고도화 사업에 촉각을 세운다는 전략이다.

특히 산업단지 내 기업들을 하나의 클러스터로 묶어 한국산단공이 펼치고 있는 산·학·연 네트워크 협의체, 산업클러스터 육성정책에 심혈을 기울이기로 했다.

또한 김 회장은 기술개발의 독창성이 강한 중소기업이 밀집한 남동공단의 특성을 살려 기업들의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것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 회원업체의 능동적인 참여와 함께 회원사를 늘리는 것에 힘을 쏟겠다는 의중이다. 이를 위해서는 500여 개에 달하는 남동공단경영자협의회의 회원사들의 권익 향상과 근로자들의 복리후생 등 기업을 위한 지원활동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회원사 상호 간 교류에 힘쓰는 동시에 각 지역 경영자협의회와의 연계사업에도 관심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은 남동공단에 대한 기반시설 재점검에도 집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이미 출퇴근 가변차로제, 순환버스의 정착화, 수인선과 연계한 주변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관계 기관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출근 시간이면 어김없이 반복되는 상습 정체 구간인 ‘남동 나들목~공단입구사거리’의 교통 정체 해소는 올해 역시 현안사업에 올렸다.

김 회장은 큰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는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속적인 건의를 통한 유관기관과 협의, 지난해 고가차도를 건설하는 것으로 인천시의 예산 지원을 성사시킨 바 있다.

그는 “2014아시아경기대회에 맞춰 완공될 고가도로는 해안도로까지의 교통 흐름을 한층 원활하게 해 줄 것”이라며 기대를 내비쳤다.

이어 남동공단경영자협의회의 지속적인 건의로 빛을 보게 된 ‘인천종합비즈니스센터’의 역할론도 강조했다.

인천종합비즈니스센터는 중소기업 지원기관과 영·유아 복지시설, 외국인 복지시설, 근로자 복지센터 등이 위치해 공단 내 기혼여성 근로자 등 내·외국인 근로자의 권익 신장과 중소기업 지원에 한몫하고 있다.

이 밖에 남동공단 환경 개선을 위한 승기천 살리기 운동, 고용지원서비스 설명회, 해외 산업시찰단 파견, 인력개발원 인력 지원 및 연구과제 참여 등에도 힘쓸 계획이다.

김 회장은 주차난으로 고충을 겪고 있는 입주기업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남동공단 주차개선 대책협의회’ 출범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남동공단경영자협의회에 사무국을 두는 주차개선 대책협의회는 인천시 남동구와 한국산업공단 경인본부, 인천상공회의소, 인천경영자총협회, 입주기업 대표, 근로자 대표 등이 모두 머리를 맞대 주차난 해결에 나서게 된다.

우선 김 회장은 거대하고 복잡한 주차장이 돼 버린 남동공단의 자체 정화를 위해 입주기업의 의식 전환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이어 다양한 주차난 해소책을 마련해 불법 주차 등 남동공단의 교통 정체를 뿌리 뽑겠다는 포부다.

불법 주차가 가장 많은 산단용품 상가지역 8개 블록에 대해 주차공간을 늘리고 ▶화물전용 주차장 ▶남동공단 임시 주차장 ▶제2유수지 주차장 등을 설치하는 게 구체적 실천과제다.

김 회장은 올해 6월부터 본격화되는 ‘고용허가제’ 후속 여파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3년마다 한 번씩 갱신해 최장 5년까지 만료되는 외국인 고용허가제 탓에 외국인을 고용하는 지역 중소기업들이 연일 대체인력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법이 나오지 않고 있다.

그는 “임금을 받더라도 일자리만 있다면 열의를 바칠 노인들이 상당히 많다”며 “외국인 인력 수급을 제대로 하지 못할 바엔 차라리 특별법을 만들어 노인들을 다시 산업 현장에 투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제안한다.

김 회장은 남동공단 구조고도화 추진에 대해서도 기대를 전했다.

“그 동안 한국산업단지공단 경인본부와 우리 남동공단 경영자협의회, 그리고 지식경제부, 인천시의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인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공장용지의 용도변경을 통한 용적률 확대는 시설 확충 등 공장용지 활용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15명의 임원진으로 집행부를 꾸리고 있는 김 회장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꿋꿋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는 회원사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김 회장은 “앞선 기술과 거대 자본으로 중무장한 국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언제까지나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에만 의지할 수는 없다”며 “수출 및 내수시장 선점을 위해 각 기업들도 기술집약을 바탕으로 한 돌파구 찾기에 전력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 김덕배 회장은
<주요 경력>
㈜새한포리머 대표이사 및 에스제이 폴리테크 대표
대한적십자 전국대의원
인천상공회의소 19대 감사
인천시 자원봉사협의회 운영위원
인천경영포럼 부회장
인천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운영위원
법무부 인천구치소 취업 및 창업지원협의회 위원

<회사 연혁>
1988 ㈜새한포리머 설립
1995 유망선진기술기업 지정
2006 기술연구소 설립, 부품소재전문기업 인증
2007 수출 유망 중소기업 지정
2008 수출 선도 기업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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