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해킹한 개인정보로 신분증을 위조해 은행에서 통장을 개설한 뒤 신용카드와 범용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아 16명의 금융자산 1억5천여만 원을 빼낸 일당 3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고양경찰서는 17일 타인 명의로 대출을 받거나 보험금을 해약하는 등의 수법으로 돈을 가로챈 혐의(공문서 위조행사, 사문서 위조행사,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대구 지역 조직폭력배 김모(36)씨와 백모(35)·전모(33)씨 등 3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 등은 자신들이 발급받은 A(35)씨 명의의 통장과 범용 공인인증서를 이용, A씨 명의의 보험을 해약해 1천500만 원을 가로채는 등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16명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금융자산 1억5천여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 등은 컴퓨터 해킹을 통해 개인정보를 수집해 범행 대상을 물색하고 대구시의 김 씨 집에서 신분증을 만들어 자신들의 사진을 붙여 위조한 뒤 직접 금융기관을 방문해 피해자 명의의 통장을 개설하고 신용카드와 인터넷 뱅킹은 물론 전자상거래까지 가능한 범용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이 위조한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이 원 당사자가 갖고 있는 신분증 기재 내용과 똑같고, 통장을 개설할 당시 은행 직원조차 위조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인터넷 대출이나 카드 결재, 게임머니 구입, 보험 해약 등을 통해서만 돈을 빼냈을 뿐 예금 인출을 하지 않았으며, 범행 전에 공인인증서 정보를 수정해 임의의 제3자에게 금융거래 문자메시지가 전송되도록 하는 수법으로 피해자들이 범행을 쉽게 알아채지 못하게 했다.

경찰은 이들이 어떻게 컴퓨터를 해킹했는지를 확인 중이며 신분증을 위조하는 데 사용한 기계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김 씨가 무려 5천300여 명의 개인정보 자료를 갖고 있었던 점을 중시해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이 부분에 대해서도 확인 중이다.

한편, 경찰은 범행 수법이 치밀한데다 이들 가운데 1명이 위조와 마약 거래를 전문적으로 하는 대구 지역 조직폭력배 D파 조직원인 사실을 확인하고 폭력조직이 범행에 조직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에 대해 집중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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