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민이 인천에 사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힘과 의지를 모아 인천을 발전시킬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인천사랑운동을 펼치겠습니다.”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제3대 회장에 취임한 이세영(65)회장은 앞으로 진행할 인천사랑운동의 방향을 이렇게 설명했다.

인천에서 14대에 걸쳐 430여 년간 대를 이어 인천에서 살아온 진짜 토박이인 이 회장은 인천사랑을 ‘토박이’라는 뿌리에서 출발하기보다는 인천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먼저 앞세운다.

“인천은 여러 도시에서 생활하던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다른 도시에 비해 각종 고향모임이 활발한 것 같습니다.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분파적인 역기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고향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특히 인천은 인천항 개항과 산업화를 거치면서 전국의 모든 도시에서 사람들이 몰려들고 경제자유구역이 개발되면서 외국인 정주환경이 만들어져 국내에서 가장 글로벌화한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토박이만 강조할 수 없는 것.
그래서 이 회장은 뿌리 내리는 곳이 고향이고, 그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세계의 중심도시인 뉴욕이 출신지를 따진 뉴요커들만의 도시가 아니듯 개방적이고 글로벌화한 인천도 포용과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서로 끌어안고 인천을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은 신토박이론을 내세운다.

“태어난 고향이 어디든 뿌리를 내리는 곳이 고향이라는 생각으로 태어났던 고향에 대한 관심은 이제 20% 정도만 갖고 나머지 80%는 자신이 살고 있는 인천에 투자해야 진정한 인천인으로서 시민의식과 주인의식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이 회장의 이러한 신토박이론은 시장이 바뀔 때마다 인천 발전에 앞서 시장의 고향이 어디냐에 따라 시정이나 인사가 좌지우지되고 고향을 우선시하는 폐단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천사랑은 인천에 대한 자부심에서 출발할 수 있다는 점 또한 강조한다.

“예로부터 태양이 떠오르는 곳은 일본이나 태평양을 바라보는 동해가 아닌 이곳 인천이었습니다. 지리적으로 30억 아시아인은 인천을 바라보며 새해에 떠오르는 붉은 태양에 한 해의 행복을 기원했다는 점에서 인천은 해가 지는 곳이 아닌 뜨는 곳입니다.”
중국 고대부터 산둥(山東)성 성산두는 해상 일출을 보는 곳으로 ‘태양이 떠오르는 곳’으로 불렸던 데가 바로 인천이며, 진시황은 성산두에서 인천을 보며 태양신에게 제를 지내고 장생불로초를 구했다고 알려졌다.

   
 
이러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이 회장은 인천사랑운동의 제2의 부흥기를 준비하고 있다.

먼저 천혜의 바다와 보석 같은 섬을 가진 인천의 자연적인 장점을 인천시민이 제대로 인식하고 활용하는 ‘해양관광종합프로젝트’를 추진해 인천시민의 자긍심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인천사랑에 대한 시민의 의견을 다양하게 담아내고 이를 토대로 인천사랑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인천사랑 대화의 광장’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인천사랑 대화의 광장은 인천 지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개최해 인천시민이 자유롭게 인천사랑운동의 방향을 제시하고 시정의 문제점이나 요구 등도 담아낼 계획이다.

이 회장은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각계 전문가 그룹이 참여하는 준비모임을 통해 체계적으로 모양새를 갖춘 후 빠른 시일 내에 시와 연계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인천 현안에 대해 시민운동 차원의 접근도 추진하기로 했다. 그 대표적인 사업이 철책선 철거다.

“인천은 지난 반세기 동안 군사와 안보논리로 억압돼 왔고 그것의 결과는 바다를 죽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천이 바다의 도시라고 하지만 바다와 접할 수 있는 공간은 모두 철책선으로 막아놨고 서슬 퍼런 억압 속에서 이를 방어하지도 못했습니다.”
이 회장은 반세기 동안 인천을 옭아맸던 철책선을 철거하기 위해 시민운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며, 이와 병행해 인천을 억압하는 불합리한 각종 제도와 시설의 폐지도 인천시와 협의해 시민운동 차원에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그는 그 동안 인천사랑운동협의회가 추진했던 사업들 중 문제가 되는 사업에 대해서도 과감히 정리하거나 보완한다는 생각이다. 그 중 안팎에서 논란에 휩싸였던 시민상 수상 부문에 대해 과감히 개선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인천사랑을 놓고 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자칫 명사 중심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를 들어왔습니다. 시민 속에서 진정으로 인천사랑을 실천하는 시민을 선정해 변함없는 관심을 유도하는 시상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 개선 또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 인천사랑운동협의회에 쏠렸던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한 홍보활동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인천사랑이라는 자체가 상당히 추상적이라 이를 구체화하고 뿌리를 내리게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업을 만들어 내고 사람들을 동참시키기 위한 홍보활동을 강화해 인천사랑의 상을 만들어 내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오랫동안 정치에 몸담았던 이 회장은 인천사랑운동을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해 주변의 우려들을 불식시키겠다는 다짐도 빼놓지 않는다.

그는 인천시의원과 중구청장을 역임하는 등 그 동안 많은 선거에 출마하면서 지역에서는 정치인으로 인식돼 왔다. 따라서 지역에서는 이 회장이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를 정치의 발판으로 삼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인천사랑운동협의회가 친 종교단체라는 인식까지 덧칠되면서 운신의 폭이 넓지 않는 게 사실.

   
 

“인천사랑에 나서겠다고 한 순간부터 개인적으로는 물론 인천사랑운동협의회의 성격은 비정치, 초정파, 초종교, 비이념 등 모든 편견과 편향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래야만 진정한 인천사랑을 꽃피울 수 있고 화합과 발전을 이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회장은 직선적이면서도 쾌활하지만 경우를 중시한다.

“옳다고 생각하면 끝까지 밀어붙인 그 동안의 삶처럼 인천사랑은 활동이 아닌 운동으로서 인천사랑의 족적을 남기겠습니다.”
이 회장은 중구 용유도 을왕동 출신으로 인천고와 고려대를 졸업했으며 선인학원 정상화를 위한 시민모임 공동대표(선인학원 관선이사)와 인천시의회 신공항건설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장, 신공항명칭 제정심의위원회 위원, 민선 중구청장(초대 및 2대) 등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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