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 인천장애인체육은 장애인과 관련된 몇몇 단체들만이 나서서는 안 됩니다. 모든 기관 및 단체들이 정상적인 자신들 위주가 아닌 사회적 약자이며, 불편한 몸을 이끌고 이 사회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하는 장애인들을 생각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지난 2007년 5월 인천에도 장애인들의 체육을 관장할 기관인 ‘인천시장애인체육회’가 공식 출범했다.

당시 당연직 회장인 인천시장과 더불어 정의성(65)사무처장이 처음으로 인천시장애인체육의 모든 살림을 맡게 됐다.

창립 초기라 어려운 시기에 인천장애인체육의 살림을 맡은 정 사무처장은 오직 인천지역 재가장애인들을 밖으로 불러내 장애인들 모두가 운동할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하는 데 모든 정열을 쏟았다.

그런 정 사무처장이 이제 모든 업적과 아쉬움을 뒤로한 채 4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정든 인천장애인체육회를 떠난다. 이에 그동안 인천장애인체육 발전과 지난 4년간의 정든 인천장애인체육회 생활을 정 처장에게 들어봤다.

다음은 정 사무처장의 일문일답.
-이제 4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인천장애인체육회를 떠나는데 소감은.
▶4년이란 시간 동안 오직 장애인체육에만 온 정신을 집중해 숨가쁘게 달려온 것 같다. 인천장애인체육의 위상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는 보람을 느끼기도 하고, 아직 마무리 지어야 할 일들이 많은데 떠나야 된다니 아쉽기도 하다.

비록 몸은 장애인체육회를 떠나지만 마음만은 장애인체육인들 곁에 남아 장애인전용체육관 건립 등 인천장애인체육 발전과 오는 2014년 장애인아시안게임이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기원하겠다.
-지난 4년간을 회고하면서 개인적으로 뜻 있었던 점은.
▶2007년 5월 1처 2과(관리과·사업과) 직원 7명으로 개소해 4년이라는 짧은 역사에도 인천 13만 장애인들의 건강 증진과 여가생활 진작을 위해 생활체육 활성화와 종목별 경기단체 지도, 우수 선수 육성, 장애인스포츠를 통한 인천시 장애인들의 문화 발전 등에 기여하고자 쉬지 않고 달려왔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인천이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은 34개 가맹경기단체를 조직했고, 지난해 10월 제30회 전국장애인하계체육대회 종합 3위, 지난 2월 제8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2위 등을 달성해 인천의 위상을 드높였다고 생각한다.

또 장애인체육에서 소외되는 계층이 없도록 하기 위해 백령도와 장봉도 등 도서지역을 찾아 그곳에 거주하는 장애인과 주민들과 함께 장애인어울림생활체육대회를 개최했고, 장애인선수들에게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실업팀인 직장운동경기부(역도·배드민턴)를 최초로 인천에서 창단해 이들에게 일자리 창출의 기회를 제공했다.

그동안 장애인들에게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사회활동의 장을 확대해 온 것들이 가장 뜻깊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반면에 아쉬웠던 점도 있지 않은지.
▶지난해 대전에서 개최됐던 제30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인천은 주최 측의 전 종목 부전승과 시·도지부 협의도 없이 중앙에서 주최 측에 주는 가산점을 10%에서 20%로 올리면서 아쉽게도 종합 4위에 머물렀다. 주최 측에 주어지는 가산점에 대한 사항은 중앙에서 시·도장애인체육회에 사전에 의견을 물은 후 결정된 내용을 통보해야 하며, 결정됐다 하더라도 효력 발생은 그 다음 해인 제31회 대회부터 발효되는 것이 상식인데 결정된 그해부터 적용한 잘못된 행정이 아쉬웠다. 그래서 인천시가 메달 순위와 총점을 보더라도 3위인데도 불구하고 4위로 내려앉은 것에 많은 아픔을 겪었다.

또 입상하고 돌아오면 관계 기관에서 대회 성적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그에 따른 보상이 있어야 함에도 장애인이라고 무관심하게 생각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인천장애인체육 현실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과거에 비해 장애인과 관련된 사회제도적인 측면에서 많은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지만 아직까지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과 이해가 많이 부족하고 형식적인 자세가 만연해 있다. 부족한 예산은 인천의 13만 장애인들이 체육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와 접근성을 낮게 하고 있다.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고, 장애인의 일이 내 일이 될 수 있다. 적극적인 협력과 평등하고 일관적인 정책이 뒷받침돼야 인천장애인체육이 발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앞으로 인천장애인체육회가 나아갈 방향은.
▶앞서 말했듯이 장애인체육회도 일반 체육회처럼 평등하고 일관적인 정책과 예산, 행정적인 지원 등이 시급하다. 신체특성상 장애인들을 위한 편의시설은 물론 보조인력도 일반체육인들보다 4배 정도 더 필요하다. 일반인들은 몸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운동할 수 있지만 장애인들은 보조장비, 도와줄 보호자, 휠체어 등 이동을 위한 차량이 있어야 한다.

앞으로 인천장애인체육회는 정책적으로 평등한 지원을 받아 장애인체육이 육성·발전할 수 있도록 각계각층의 관심을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

-인천장애인체육회를 떠난 후 계획이 있다면.
▶장애인평생교육에 관심이 있어 장애인평생교육학교를 운영하고 싶다. 장애인에게도 체계적이고 계획성 있게 지도자를 양성해 장애인들이 스스로 자기 발전을 위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현재 그런 시스템이 안 돼 있어 수요는 있으나 수급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그래서 장애인평생교육학교 운영으로 지도자를 양성해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

   
 
-후임으로 어떤 사무처장이 왔으면 하는지.
▶장애인의 아픔을 알고 그 아픔을 달래 줄 수 있는 장애인 출신의 능력 있는 사람이 왔으면 좋겠다. 어떤 정치적인 색깔 없이 오직 인천장애인체육 발전만을 생각하는 그런 인물이 인천장애인체육회 살림을 맡아 주길 바랄 뿐이다.

-끝으로 인천장애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내 자신이 장애인이라고 위축되지 말고 야망과 야심을 가졌으면 한다.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부터 당당하게 자신있게 솔선수범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건강이 제일이므로 생활체육 1인 1종목하기 운동 솔선수범으로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우리 장애인들이 앞장섰으면 좋겠다.

〈프로필〉
학력 : 인천 신흥초교, 대건중·고교 졸업
      건국대 법정대학 정치외교학과 수료
      인하대 경영대학원 경영학과 1기 수료

주요 경력
       1970~2005 인천시검도회 부회장
       2000~2007 국민생활체육 전국검도연합회 실무 부회장
       2000~2004 ㈔인천시장애인단체총연합회장
       2000~2005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이사
       2000~2009 인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이사장
       2008~2010 전국 시·도 사무처장협의회장

       2007~현재 인천시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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