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식 인천시서구체육회 수석부회장/기호일보 기획위원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각 언론마다 보도하는 내용을 살펴보면 가정의 위기, 교육의 부재 등 앞날에 대한 기대감을 우울하게 하는 많은 문제점이 도출되고 있다. 특히 학교교육의 문제점이 하루이틀 지적된 것은 아니지만 누구나 알고 있을 법한 그런 내용들이 이제는 윤리의식도, 죄의식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보편화됐다는 데 심각성이 있는 듯하다.

우리나라는 세계 여러 나라 가운데 단연 교육에 대한 열정이 뛰어나 너도나도 고학력 자녀를 기르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아직도 촌지라는 명목으로 선생님에게 돈봉투를 내밀며 치맛바람으로 성적을 조작하고 있다는 소식은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우리 주변은 자녀들의 성적을 높게 하기 위해 지역경제가 뒤흔들릴 만큼 고액 과외를 시켜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는 잘못된 풍조가 또 다른 역기능을 낳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자녀의 기를 죽이지 않겠다며 자신의 자식이 웃어른을 욕해도 말투 하나 고쳐 주지 않는 쓸개 빠진 부모들을 보면 그렇다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부모들이 모두 그렇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간혹 한두 사람의 부모들이 이러한 오류에 빠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하지만 현실을 냉철하게 살펴보면 비록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최소한의 공통분모를 모두 갖고 있다는 데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이는 ‘남들도 하니까 나도 할 수밖에 없다’는 풍조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반세기 동안 교육정책을 담당하는 책임자들이 바뀔 때마다 각종 제도 또한 바뀌었고,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정도(正道)보다는 신속한 편법이 오히려 수월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로 인해 굳어진 악습이 이제는 오히려 보편화되고 이를 보고 자란 세대가 이제 또다시 자녀들을 낳고 학부모가 되면서 문제가 더욱 확산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은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모든 구성원이 각기 다른 능력을 상호 보완하며 유지되고 이를 통해 굴러가야 한다. 그리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을 남과 동일하게 여기며 조화시키는 노력을 할 때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개성이 아무리 좋다 해도 자기 자신만을 위한 아집과 독선으로 가득하다면 이러한 사람은 공동체의 일원으로 사회에 참여할 수 없게 될 것이며 결국 사회의 일탈자(逸脫者)로 남게 될 수 있다.

우리는 반세기 동안 잘못 길러진 인성으로 인해 패륜으로 치달으며 물의를 일으킨 여러 가지 사건을 봐 왔다. 이때마다 우리는 이러한 사건이 어쩌다 발생한 우발적 사건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사회를 경악하게 만든 패륜의 사건들이 개인의 잘못된 가치관의 표현이었음을 볼 때, 오늘 기성세대 자녀교육관은 다시 한 번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이제 아이들에게 금품과 선물공세를 퍼붓고 웃어른이나 스승에게 한 송이 꽃으로 애정을 표현하는 가정의 달은 지양돼야 하고 새로운 가치관이 정립돼야 할 때라고 본다. 이 사회를 건강하고 맑은 정신의 소유자들이 마음껏 누려 갈 수 있도록 근본적인 자기반성과 개혁을 시도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제 개인의 장래일 뿐 아니라 국가의 장래를 뒤바꾸는 일대 전환을 해야 한다.

구태를 묵인하며 뼈아픈 자기반성도 없다면 개가 토한 것을 다시 먹는 것처럼 악순환은 더욱 큰 악순환으로 되풀이될 것이 분명하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사회구성원 모두가 신중하게 우리의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의 현실을 되짚어 봐야 할 것 같아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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