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서울 MBC 본관 1층 C스튜디오 '인어아가씨' 세트장.

가족 사진을 가슴에 꼬옥 품은 채 아리영은 그칠줄 모르는 눈물을 쏟아내고 있었다.

"오케이." "와~~~."

이내 눈시울이 불거진 김성택이 세트에 뛰어올라 눈물 범벅인 장서희와 짧지만 뜨거운 포옹을 했다.

잠시 후 '인어아가씨' 종영기념 파티가 마련된 MBC 본관 마당에 검은 원피스 드레스로 갈아입고 등장한 장서희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다.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잡은 그는 "정말 저한테 평생 잊지못할 작품이라는 거 말씀 안 드려도 아실텐데…, 엔딩 신은 정말 진심으로 눈물나더라고요"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울먹거리더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잠시 감정을 추스른 뒤에야 "처음 시작할 때 불안한 마음으로 보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모두 너무나 많이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 잊지 않겠습니다"라면서 소감을 끝맺었다.

그는 종영파티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고맙게도 여러 곳에서 출연제의를 받고 있지만 당분간 쉬고 싶어요. '이거(인어아가씨) 끝나면 많이 아플꺼다' 싶었어요. 두세 달 정도 쉰 다음에 드라마 할 겁니다"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영화 캐스팅 제의도 많이 들어오고 있지만, 제가 인기에 편승해서 그런 건 아니잖아요, 섣불리 나서고 싶지는 않아요."

21년만에 '톱스타' 반열에 오른 그에게 다음 작품 선택의 기준이 있는지를 묻자"'다음 작품에서 실패라도 하면 못견디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주변에서 많이 하시는데 그런 거 못 견뎠으면 지금까지 (연기를) 못 했겠지요. 그냥 마음에 드는 배역이면 좋아요"라며 의연한 심정을 보여주려 했다.

그러면서도 "그동안 얼마나 많은 배역을 뺏겨왔는데…"라고 말을 이으면서 또 울먹거렸다.

적어도 지금까진 '톱스타'의 자존심을 안고 이 작품, 저 작품 고르는 재미보다는 많은 출연 제의들이 밀려드는 상황에서 느끼는 행복감이 더 크다는 얘기로 들렸다.

'인어아가씨'가 높은 시청률을 자랑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적지 않은 안티 팬을 만들었다는 사실에 대해 드라마의 주인공인 그는 이렇게 말했다.

"솔직히 마음이 아팠어요. 물론 귀담아 들을 의견도 있었고요. 저희 배우는 작가편도 아니고 안티편도 아니예요. 대본에 나와 있는 배역을 이해하려 하고 연기하는 게 배우라고 생각해요."

그러면서도 그는 "월드컵 대회 개최, 대통령선거 등 열악한 상황에서도 (배우들이) 잘 해나가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는데 사기가 약간 떨어지기도 했어요.좋은 의견도 있지만 비판적 시각에서 단점만 찾는다면 좋은 드라마가 어디 있겠어요"라며 아쉬워 했다.

드라마 종영을 불과 일 주일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도 마지막 장면(공원에서 주왕과 아이들이 다정한 시간을 보내는 장면을 아리영이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바라보는 장면) 을 놓고 '해피엔딩'인지 아닌지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그는 "저는 촬영할 때 '죽은 아리영'으로 해석하고 연기했어요. 그러나 해피엔딩이냐 아니냐는 감독님 편집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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