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식 인천시 서구체육회 수석부회장/기호일보 기획위원
 김일성이가 탱크를 몰고 38선을 넘어 6·25전쟁을 일으킨 지가 벌써 반세기가 훌쩍 지났다. 아마 61년 전 전쟁에 참여했던 참전용사들은 아직도 참혹한 아비규환의 전장이 기억에 생생하겠지만 오늘의 일부 젊은이들은 흥미없는 먼 옛날 이야기로 치부하고 있는 듯해 안타깝다.

 우리는 호국보훈의 달을 생각하며 민족의 비극이었던 6·25전쟁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6·25전쟁은 전·사상자. 실종. 포로 등을 포함해 국군 31만9천 명 유엔군 15만9천 명 민간인 37만 명이 전사 또는 사망하였고 전국토가 잿더미로 변해 물적 피해를 헤아릴 수없는 참혹한 전쟁이었다. 6·25와 같이 참혹한 전쟁으로 황폐화된 국토의 재건은 물론 경제발전 그리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젊은 목숨을 바쳐가며 나라를 지킨 참전용사가 있었기에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가능했음에도 일부 젊은이들은 6·25전쟁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서글픈 일이다.
동족상잔의 6·25전쟁에 대한 시각은 비단 일부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국가나 보훈처 등 관계기관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전쟁이 발발한 6월25일을 전후해 과거에는 기념식이다 또는 추념식이다 하며 형식적인 겉 치례만 요란할 뿐 참전용사들에게 도움을 제대로 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금 인천시만 하더라도 6·25전쟁에 참여했던 6천여 명의 노병들이 생존해 있고 그 중 서구 관내에만도 9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분들에게 국가가 해주는 것은 매월 전투수당이라는 명목으로 12만 원씩 주는 것이 전부라고 한다.

아직도 조국이 없이 세계를 떠도는 소수민족들을 생각하면 과거 우리나라가 국권을 상실하고 수난받은 일을 기억하게 된다. 그래서 나라를 지켜주기 위해 몸 바친 국가 유공자들에게는 명복을 빌어주고, 살아 고통받는 이들에게는 따뜻한 격려와 감사와 존경을 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할 것이다. 국가유공자들의 위상이 바로 서지 않고서는 국민의 올바른 가치관도 사회정의도 바로 설 수 없다. 그리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일이 명예로운 것으로 온 국민에게 인식돼야 나라의 장래가 보장되는 것이다. 그래서 국가를 위해 싸우다 순직한 국가유공자와 유가족에 대한 존경과 예우는 물론 이분들의 노후도 보장해 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6·25 당시 해병대 5기로 김일성고지 전투에 참가해 천운으로 죽음을 면했다는 6·25 참유공자 인천시서구 하철호 지회장은 국가가 참전용사에 대한 예우 등에 구호만 요란할 뿐이라면서 이제 80을 넘어 경제적 능력을 상실한 참전용사들에게 매년 행사 때만 반짝하는 일과성이 아닌 실질적인 도움을 달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또 전쟁의 참상을 널리 알려 전쟁을 예방하고 물질만능주의로 치닫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데 산증인으로 기여하고 싶어 20여 년간 서구지회를 이끌면서 지역사회에서 각종 봉사활동을 해왔지만 이제 당시 전쟁에 참가했던 참전용사들 모두 80이 훌쩍 넘어 옛날처럼 활발하게 움직이지 못하고 있어 미안한 생각뿐이라고도 했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호국보훈은 나라와 계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위훈을 기리고 국가유공자와 유가족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지정한 달로 이달은 56회 현충일과 6·25전쟁 61주년 그리고 연평해전 9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했다. 우리 국민은 그동안 수많은 시련을 겪어왔다. 100년 전 일본에게 나라를 잃었고. 6·25전쟁으로 국토가 잿더미로 변했지만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 그리고 전쟁에 참가했던 6·25 참전용사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나라를 위해 피와 땀을 흘리면서 오늘의 조국을 지켜주었다. 우리가 그것을 잊고 이들의 희생에 대한 감사와 예우를 소홀히 한다면 그 누가 감히 또 다른 희생에 기꺼이 도전하겠는가? 오직 나라 걱정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배고픔을 물 한 모금으로 채우며 살아온 노병을 기억하는 호국보훈의 달이 됐으면 해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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