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의 오락프로그램 `이경실·이성미의 진실게임'이 진짜 10대부부를 맞추는 프로그램을 선보여 이를 두고 인터넷 게시판에 일대 공방이 벌어졌다.
 
지난 13일 오후 7시5분에 방송된 제 154회 `진실게임'에서 진짜 결혼한 10대부부를 맞추는 내용이 방영된 것.
 
이날 방송은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등장한 세쌍의 10대부부 중 진짜 부부 사이인 한 쌍을 질문과 대답을 통해 맞추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프로그램에서 진짜 부부는 김모군과 윤모양으로 둘 다 19세에 아기가 5개월된 커플. 양가 부모의 동의를 얻어 결혼 생활을 시작한 이들은 남자의 생일이 지나면 곧 혼인 신고를 할 계획이라고.
 
방송이 나간 후 프로그램을 본 시청자들로부터 비난의 글과 격려의 글이 동시에 올라 왔다.
 
시청자 한혜정씨는 “부모된 입장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을 생각할 때 이런 방송을 보고 10대 청소년들이 학교 관두고 결혼이나 하겠다고 생각하면 어떡하느냐”면서 “이런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
 
신양미씨도 “20대도 아니고 10대들이 나와서 애를 가진 것이 뭐가 좋은지 제작진의 의도가 궁금하다”면서 “요즘 청소년의 탈선이 많은데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공중파 방송이 청소년들의 탈선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냐”고 비난했다. 한편 아기를 책임지고 결혼까지 한 이들을 격려하는 글도 만만치 않았다. 10대라고 밝힌 김은임씨는 “자신들이 결정해서 한 결혼은 아이에 대해 책임을 안 지려는 어른들보다 훨씬 용감하고 책임감있는 결정”이라는 글을 올렸다.
 
박재형씨도 “자신이 한 일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젊은이라 오히려 대견하다”면서 “두 사람이 행복하고 아기도 건강하게 잘 자라기를 바란다”는 격려의 글을 올렸다.
 
한편 프로그램이 나간 뒤에 이들이 감내해야 할 어려움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오한진씨는 “우리 나라에서 10대부부라면 격려보다 손가락질을 받기가 쉬울텐데 출연자와 이들의 부모들이 방송 출연 후 더 안 좋은 시선을 받게 될까 걱정이 된다”고 밝혔다.
 
연출을 담당한 최영인 PD는 “프로그램의 기획의도 자체가 세상에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데 있다”면서 “방송 전에 이들 10대부부의 동의를 얻었고 이들도 방송 출연을 계기로 더욱 성실하게 살아가겠다는 말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경실련 미디어워치팀의 김태현 부장은 “아직 어린 출연자들이 동의했다고는 해도 방송 출연후 이들이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에 대해 제작진들이 더욱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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