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비브리오 패혈증에 이어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까지 확산돼 식중독과 전염병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도 보건당국은 지난 20일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의심 환자 1명이 사망한 가운데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 의사증세를 보인 환자가 지금까지 알려진 3명 이외에 3~4명이 더 있다고 밝혔다. 보건 당국은 현재까지 파악된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 의심환자는 지난 20일 사망한 경기도 광주의 장애인재활원생 최모(4)군과 같은 원생인 최모(14)군, 이모(5·성남시 분당구)양 이외에 양평과 용인, 서울 송파에서도 각각 추가 환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보건당국은 장출혈성 대장균은 이미 6월초 발병했으며 일부 지역 환자는 당국의 역학조사가 이뤄지기 전에 사망해 발병원인을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제1군 전염병인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이 전국에 확산될 기미가 있는 가운데 방역당국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증거다. 방역당국은 이달초부터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후 발생하는 용혈성 요독 증후군에 대한 병원 감시체계를 가동해 온 것으로 우리는 알고 있다. 이번 발병 환자들의 정확한 감염경로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오염된 쇠고기가 포함된 햄버거 등을 통해 전파되는 사례가 많다. 수년전부터 쇠고기를 대량 수입해온 국내도 일찍부터 장출혈성 대장균의 상륙이 경계 대상이었다. 해당 식품업계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고 볼 수 있다. 장출혈성 대장균은 1982년 미국에서 발견된 뒤 전세계적으로 알려진 O-157균이 대표적이며 O-111, O-26 등도 있다. 이들 식중독균에 감염되면 대개 3~8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출혈을 동반한 설사 증상 등이 나타나고 균이 독소를 뿜을 경우 신장 기능이 손상돼 요혈성 요독증이나 혈전성 혈소판 감소증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고 한다. 감염 예방을 위해 쇠고기 등을 섭씨 70도에서 가열하는 것이 좋다. 교차오염 방지를 위해 도마나 조리기구도 각각 깨끗하게 쓸 것을 보건당국은 권하고 있다.

비브리오균도 문제다. 전남 광양에서 지난 13일 올해 첫 비브리오 패혈증 사망자가 나온 가운데 이어 광주와 전남지역에서 감염환자가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오염된 어패류가 주요 발생 요인으로 간장 질환자나 노약자에게 치명적이다. 장마철 취약기에 보건당국은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아동보호시설은 식중독 예방에 보다 철저를 기하기 바란다. 개인들도 물론, 개인위생에 신경을 쓰도록 가정 및 학교 교육에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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