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식 인천시서구체육회 수석부회장
 역대 대통령과 그 대통령의 자손들은 물론 친인척과 식솔들까지 부정부패로 감옥을 드나드는 장면과 거물 정치인들과 고위관료들이 각종 부정비리로 수갑을 차고 교도소 들어가는 모습을 TV 화면을 통해 보는 것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그런데 한동안 저축은행 비리사건으로 나라를 온통 벌집 쑤셔놓은 듯 요란하더니 이번에는 군납업체 납품비리에 정치권 개입의혹으로 국회의원들의 줄소환 수사가 임박했다는 소식과 정부중앙부처 공직자들의 연찬회를 빙자한 회식 접대비리가 언론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그뿐이 아니라 대기업 임직원들이 하청업체에 직위를 이용해 금품을 요구한 사건으로 무더기로 적발됐다거나 국세청 출신 세무사와 현직 중앙부처 고위공직자가 학원과 부동산 신탁회사로부터 청탁을 받고 로비하다 적발돼 구속됐다는 등 전·현직 공직자들의 크고 작은 비리로 세상이 조용한 날이 없다. 더구나 부정부패의 비리를 단속해야할 감사원 감사관들이 감사받는 공무원들에게 향응을 접대 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지키라고 맡긴 꼴이라며 많은 사람들은 공직사회가 너무 부패돼 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하기야 지금뿐이 아니라 우리는 반세기 동안 부정부패와 각종 비리로 하루도 편한 날이 없이 시끄럽게 살아왔다. 과거 일부 역대 대통령들의 비자금 사건과 그 뒤를 이어 극명하게 드러난 수많은 권력층의 비리에서부터 정·관·재계의 정경유착 부패구조 그리고 힘 있는 권력자들의 압력으로 편의를 봐주는 부패가 근절되지 않고 답습되고 있는 것이다. 오죽 심하면 공직사회 비리문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면서 대통령까지 나서 강도 높은 공직기강 확립을 지시하는 사태까지 오겠는가. 그것뿐이 아니라 국민권익위원회가 공직자가 받는 모든 청탁내용을 구체적으로 기록해 보고하는 청탁시스템을 만들고 공직자가 직위를 남용해 제3자에게 특혜를 주면 금품을 받지 않았다 해도 징계할 수 있게 하는 ‘공직자의 청탁수수 및 사익추구 금지법’ 제정을 추진할 정도가 되었겠나.
지금 우리 사회는 최고 권력기관인 청와대에서부터 중앙 각 부처 고급공무원, 그리고 지방자치단체 말단 공직자와 정치인들까지 벌이는 부정부패 비리는 그야말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구조적 부패로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한 시기가 온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정부도 고위공직자 비리와 지방토착형 비리 근절에 중점을 두고 대대적으로 강도 높은 감사를 실시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부패는 구조적 부패, 총체적 부패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누가 누구를 손가락질할 상황이 아니다. 모두가 스스로를 돌아보고 통회(痛悔)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통회의 바탕이 없는 한 결코 부패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가 부패로부터 자유로워지려면 대통령을 비롯한 지도층과 국민 모두가 새롭게 변해야 한다. 지금처럼 경제활동과 국민생활에 대한 관의 규제와 인허가가 기업과 주민의 활동을 얽매고 있다면 고강도 감사가 아니라 그보다 더 한 것을 한다 해도 부패가 결코 사라지기 힘들 것이란 생각이다. 대통령은 당선되자 행정규제완화를 주장하며 대불공단 전봇대도 뽑아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국민들은 만족할 수 있는 규제개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업과 주민은 관의 규제를 뚫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뇌물로 공직자를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정부는 각종 행정규제를 과감하게 개혁해야 하며 새로운 차원에서 또다시 부패와의 전쟁, 규제와의 전쟁을 선포해야 한다. 각종 행정규제상황이 근본적으로 개혁되지 않고선 공직부패와 정치부패의 추방은 어렵다고 봐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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