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느낌이 좋았어요. 카리스마 넘치는 진짜 남자라는 이미지도 마음에 들었고요."

영화배우 차승원(33)이 3년만에 TV 드라마에 복귀한다.

차승원은 KBS 2TV의 `저푸른 초원 위에' 후속으로 7월 5일 첫방송되는 22부작 주말드라마 `보디가드'의 주인공 홍경탁 역을 맡았다. 지난 2000년 SBS `맛을 보여 드립니다' 이후 3년만의 TV 드라마 출연이다.

`보디가드'는 주인공 홍경탁이 근무하는 경호 업체를 둘러싼 경호원들의 삶과 사랑을 그린 드라마로 차승원, 임은경, 한고은, 송일국, 이세은 등이 출연한다.

차승원은 드라마를 떠난 지난 3년간 영화 `신라의 달밤, `광복절 특사', `선생 김봉두' 등 출연작을 잇따라 흥행시키며 코믹 배우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그런 그가 드라마에 복귀한다는 것 자체가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영화하다가 드라마에 출연하면 `영화가 안돼서 돌아오는구나'라고 여기고 드라마하다가 영화로 진출하면 `드라마가 뜨니까 그렇구나' 하고 여기시는 것 같아요. 그런 건 아니거든요."

드라마 출연을 결심한 것은 배역의 욕심에서 비롯됐다. 차씨는 "코미디를 배제한 휴먼 드라마이고 액션 드라마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며 "할 줄 아는 건 폼 잡고 싸움질밖에 없는 남자이지만 가슴은 따뜻한 캐릭터다"고 웃었다. 이 드라마는 차승원의 제의로 인물 설정과 대본이 대폭 수정됐다고.

"처음에는 대통령 경호실에 근무하는 최고의 위치에서 시작하는 걸로 설정됐어요. 그러다 보면 다루는 사건이 무거워져서 재미가 없어질 것 같았죠. 그래서 지금처럼 가진 것 없고 싸움만 잘하는 인물로 바꾸자고 제가 제안했고, 밑바닥에서 시작해서 최고의 보디가드 자리에 오르는 현재 설정으로 바뀌게 된 거죠."

설정 변경으로 시간이 촉박해서 드라마 촬영에 부담이 많이 되는 게 사실이다.그래도 후회는 없다고.

"처음에 1∼2회 설정을 잘못 해놓고 가면 끝까지 그것 따라가느라 허덕이게 되죠. 초반에만 잘 잡아주면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는 잘 될 거라는 확신이 있어요. 늦더라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가는 게 훨씬 낫죠."

앞으로 차승원은 주인공 나영 역의 임은경과 나이를 뛰어 넘는 사랑을 나누게 된다. 그는 "풋풋한 사랑 같기도 하고 저도 모르는 새 마음 속에 자리잡은 나영을 발견하고 놀라는 설정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후에 그 특유의 솔직한 대답이 돌아온다.

"사실 한 여자를 평생토록 사랑하는 정통 멜로는 성격에 안 맞아서 죽을 때까지 못 할 것 같아요. 멜로 연기는 영화 `칼리토'에서 알 파치노가 보여준 역할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요?"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