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덕준 경기본사
【포천】화장문화가 없던 과거에는 매장하는 방법으로 장례를 치러 왔으나 장례문화도 화장장과 수목장 등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포천시가 화장장 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유치하려는 지역마다 주민들 간 찬반으로 나뉘어 갈등과 마찰만 빚고 있다.
시는 선진화된 화장장 유치를 통해 지역의 소득이 증대되고 지역주민들의 일자리도 창출될 수 있다며 유치하는 지역의 거주자들이 사망하게 되면 화장장 무료 이용, 봉안당 및 부대시설 이용 시 30~50% 할인 혜택, 약 100억 원의 기금 조성, 공원 내 노인요양시설 등으로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친환경적이지 못한 화장터를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이다. 주민들은 지역의 장래를 위해 미래 지향적이고 친환경적인 사업이 아니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화장장 시설이 아무리 친환경적인 시설과 현대식 시설을 갖춘다 해도 장례시설은 혐오시설이라는 것이다.

주민들은 화장장에 누가 자녀들을 취업시킬 것이며, 마을에 화장용품 상점이 들어서고 영구차가 하루 수백 대씩 통행한다면 혐오감 안 가질 사람이 있겠느냐고 묻고 있다. 그리고 화장장 옆에 집 짓고 살 사람이 과연 있는가, 하필이면 첨단산업과 같은 시설이 아닌 혐오시설을, 그것도 8개 시·군의 시신을 유치하려는 의도를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현재에도 포천시에는 동양 최대의 군사훈련장을 비롯해 가스처리장, 음식물처리장, 분뇨처리장, 염색산단, 폐기물소각장, 석산 등 각종 혐오기피시설로 가득한 게 현실이다. 그런데 또다시 화장장을 포천에 유치하겠다니 주민 반발이 이만저만 아닌 것이다.

화장장 유치 문제로 포천시가 수십 년간 동고동락해 왔던 이웃과 주민들 간의 고리를 끊을 것인지, 아니면 그간의 유치경쟁으로 인해 갈등과 마찰을 해소하고 미래 지향적이고 혁신적인 방향의 사업을 제시할 것인지 주의깊게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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