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국살이 초창기에는 차별로 인해 서러움을 많이 받았지만, 오직 그 서러움을 이기기 위해서는 실력뿐이라 생각하고 버티고 버텨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제 일본에서도 나의 존재와 한국 탁구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지난 1995년 당시 천영석 대한탁구협회장의 소개로 일본 땅을 밟은 후 17년이 지난 지금 일본에 한국 탁구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일본 탁구를 급부상시키고 있는 오광헌(41)일본 여자탁구대표팀 코치.
목원대학교 졸업 후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 탁구부 코치로 활동하던 오 코치는 1995년 일본 슈쿠토쿠(淑德)대학 코치로 부임, 4년간의 코치생활 후 2000년 정식 감독으로 승격했다.

감독 승격과 동시에 그해 전국대학탁구선수권대회에서 슈쿠토쿠대학을 우승으로 이끌며 실력을 인정받은 오 코치는 2004년까지 일본 탁구 역사상 첫 전국대학선수권대회 5년 연속 제패하면서 일본 대학탁구를 평정했다.

오 코치는 감독 부임 11년 만에 전국대학선수권대회 8회 우승에 2회 준우승을 거두며 일본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아 여자탁구 국가대표팀 코치로 선임됐고, 현재 슈쿠토쿠대학 감독과 일본여자대표팀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는 일본 국내 대회 관계로 코리아오픈에 참가하지 못한 오 코치는 올해는 시니어와 주니어 부문에 각각 4명씩과 실업팀과 대학에서 개인적으로 출전한 9명 등 총 17명의 선수들을 이끌고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한국의 김경아·박미영이 버티고 있는 여자 복식 우승을 노리는 오 코치는 “한국과 싱가포르가 가장 강적”이라며 “현재 일본 선수들도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복식에서 우승을 노릴 만하다”고 전망했다.

특히 현재 침체기에 있는 한국 탁구에 대해 오 코치는 “한국에도 어린 탁구유망주가 많은데 제도적 지원이 부족한 것이 안타깝다”며 “일본은 중·고교 유망 선수들에게 최대한 많은 국제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고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고 일본 탁구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

“초·중·고·대학의 선수들 실력은 일본이 높고, 대표팀 실력은 한국과 일본이 동등하다”고 평가한 오 코치는 “한국도 앞으로는 초·중·고교 선수들에게 많은 국제대회에 참가하도록 정책적으로 움직여야 하고, 강화훈련시스템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자신의 경험담에서 나오는 알토란같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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