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제영 경기본사
【의왕】안양·군포·의왕시 등 3개 시 통합론이 2년여 만에 수면위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통합기준안을 7·8월까지 마련해 2014년 6월 실시되는 지방선거 전까지 지방행정체제 개편을 마무리지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최근 3개 시 시장들이 취임 1주년을 맞아 튀어나오는 말들인데, 김성제 의왕시장을 빼고는 안양 및 군포시장이 통합론에 긍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먼저 통합에 관해 자신의 속내를 살짝 드러낸 사람은 최대호 안양시장이었다. 그는 안양권 통합의 필요성은 3개 시 시민이 대다수 찬성하지만 통합의 주체는 반드시 관(자치단체)이 아니라 시민(시민단체 등)이라야 한다고 했다. 내심 통합을 찬성하지만 혹여 자신이 통합의 주창자로 비치는 모양새는 피하겠다는 속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최 시장으로서는 장남격인 안양시가 동생격인 군포와 의왕을 끌어안을 경우, 다음 선거에서 100만 명이 넘는 거대시의 수장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윤주 군포시장의 3개 시 통합에 관한 의견을 과연 어떠할까? 여러 차례 3개 시 통합에 찬성하는 쪽으로 의견을 피력한 적이 있는 그는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안양·군포·의왕은 생활권이 같아 통합이 바람직하지만 통합의 주체는 주민이 결정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3개 시 통합과 관련해 김성제 의왕시장은 꽤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며칠 전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그는 “3개 시 통합 얘기는 앞으로 10년 후에나 논의할 얘깃거리로, 지금으로서는 거론할 가치가 전혀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자신이 시장으로 취임해 명품 창조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는 시점에서 무슨 이유로 안양에 흡수되는 모양새로 통합하느냐는 뜻으로 들린다. 그러면서 “만약 안양권에 통합되면 의왕시는 결국 변방으로 몰려 기피시설 집합소로 전락할 것”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지난 1일 고천동의 한 식당에서 만난 주민들은 “안양시로 통합되면 우선 집값 등 재산적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과 “안양에 흡수되면 의왕은 서자 취급을 당하게 될게 뻔하다”는 양분된 의견을 각각 내놨다.

의왕시가 안양시로 통합됐을 경우, 시민들이 얻는 것은 무엇이고, 잃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기득권 싸움에 선량한 시민만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닌지, 창가의 장맛비를 마주하며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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