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 첫 방송하는 KBS 매체비평 프로그램 '미디어 포커스'(진행 김신명숙)가 공영방송 위상과 역할에 부끄러웠던 과거사들을 고백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번 '미디어 포커스'를 통한 KBS의 자성이 국민들의 신뢰 회복으로 이어지려면 매체 상호비평을 내세운 이 프로그램이 자사 보도에 대해선 타사 보도보다 엄격한 잣대로 재고 있다는 인식이 국민 사이에 확산돼야 할 듯싶다.

정연주 사장 취임과 더불어 신설된 '미디어 포커스'는 28일 오후 9시 30분부터 40분 동안 때론 정권 홍보에 앞장서고 때론 정권의 외압에 굴복했던 과거의 잘못을 반성과 함께 털어놓는 'KBS, KBS를 말한다'편을 방송한다.

KBS는 1999년 7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필라델피아 자유의 메달을 수상하는 시상식을 생중계하고 같은 해 12월 특별기획 '거실에서 만난 대통령'을 편성, 방송한것은 정권 홍보의 사례였다고 말한다.

또 2000년 8월 고발프로그램인 '추적 60분'에서 다룰 예정이었던 '국방군사연구소는 왜 갑자기 해체되었나'편이 방송에서 사라진 것과 자연다큐멘터리 '동강'의 재방송이 취소된 것은 정권 외압 때문이었다고 공개한다.

KBS는 또 정권 외압뿐 아니라 회사 고위층이 제작진에 압력을 행사해 프로그램 제작과 편성에 간여한 사례도 비판한다.

2000년 9월 일본 모리 총리 회견 보도에서 '독도는 일본 땅' 발언 부분을 빼놓고 시청자들에게 전달한 것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와함께 정권과 여론의 눈치를 보면서 민감한 이슈들은 피함으로써 공영방송의 의제설정 기능을 스스로 포기했다고 각성하면서 미군 장갑차 여중생 압사 사건 보도등을 예로 들었다.

이밖에 일련의 파업 관련 보도 등에서 우리 사회 주류의 목소리를 대변해 국가기간방송으로서 사회통합을 위한 노력을 소홀히 했다는 점을 반성한다.

제작을 책임지고 있는 김양수 보도제작국 부주간은 "주요 사례들에 대해 당시 제작진이 경위 설명과 함께 반성의 목소리를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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