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감정죄'로 못 들어오게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해요" "선택에는 대가가 따라야 하는데 지나친 욕심인 것 같아요"

지난 20일 KBS 2TV 프로그램 '저요! 저요!' 녹화가 진행된 서울 목동 방송회관4층 스튜디오에서는 가수 유승준(27)의 입국금지 조치를 놓고 초등학생들이 이유를 조목조목 들어가며 자신의 생각을 내놓았다.

서울 일원,문정,대치초등학교에 다니는 5.6학년생 8명이 4명씩 나뉘어 유승준이 병역기피 파문으로 입국금지된 데 대해 찬성과 반대 입장을 갖고 TV토론을 벌인 것.

이태형(일원초 6학년)군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사람을 '국민감정죄'라는 이유를 들어 입국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건 너무 가혹한 행위"라는 주장을 펼치자, 강창희(문정초 6학년)양이 "유승준 오빠가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지만 고의적인 병역기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응수했다.

또 오나래(일원초 6학년)양이 "공인일지라도 실수를 할 수 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 개인적 권리를 침해당하는 건 옳지 않은 일이다"고 인권보호를 지적한 데 대해 곽은경(문정초 6학년)양은 "저도 개인적으로 유승준 오빠를 좋아하지만 입국을 허용한다면 제2의, 제3의 유승준이 등장할 것이다"고 원칙론을 강조했다.

"유승준 외에도 고위층 자녀, 정치가들의 자녀들도 병역기피를 했다. 그런데 유승준에게만 죄를 묻는 건 불공평하다"(하현욱ㆍ일원초 6학년)

"유승준은 춤도 잘 추고 재능도 뛰어난 가수다. 그런 재능있는 가수가 활동을 못한다는 건 국가적인 손해다"(이선영ㆍ일원초 6학년)

"미국시민권을 선택한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선택에는 따라야하는 대가가 있어야 하는데 미국시민권을 선택해놓고 또 국내에서 활동하고 싶어하는 건 지나친 욕심인 것 같다"(이종현ㆍ대치초 5학년)

"아무리 재능있고 개성이 강하다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와 실망을 줬기 때문에 국내에서 활동하는 건 반대한다"(김지은ㆍ문정초 5학년)

이날 방청객에 앉아서 또래들의 토론을 지켜본 위례.상도 초등학교 6학년 60명들의 의견은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었다.

토론을 시작하기 전 유승준 입국금지에 찬성한다는 의견과 반대한다는 의견이 30명씩으로 우열이 없었으나 토론 중간과 끝부분에 다시 묻자 입국금지 찬성 의견이 23명∼24명으로 줄어들었다.

이번 토론은 25일 오후 5시3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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