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족상잔의 비극인 6·25전쟁이 발발한지 53년. 당시 북한군은 굉음과 함께 탱크를 앞세우며 남침을 해와 수많은 동족을 살상하는 전쟁을 일으켰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 우리는 총칼을 앞세운 전쟁보다 더 무서운 전쟁을 치르고 있다. 새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정치인들간 언쟁으로 시작된 정치전쟁이 그칠줄 모르고 지속되고 있는가 하면 전국공무원노조의 단체행동이 국민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거나 전교조가 NEIS 철회 등을 요구하는 파업이 일어나고 은행 파업으로 한동안 금융대란이 예고돼 서민들은 마음을 조아렸다. 이 와중에도 시민들의 발을 볼모로 지하철노조의 파업이 시작돼 출·퇴근시간대에 시달려왔던 시민들은 더욱더 짜증나게 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방의 각종 기업마다 노사간의 파업이 줄을 잇고 있어 우리는 노사간의 파업이 곧 전쟁임을 실감케 한다. 이 같은 파업 등으로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는 사람은 서민들이다. 이와 같은 전쟁은 5년주기로 일어난다고 서민층에서는 말하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주요 안건은 다르겠지만 정치계, 교육계, 경제계 등 각계각층에서 크고 작은 마찰이 빚어진다. 기업노조의 파업 이슈는 각각 다르겠지만 급여인상이거나 근무조건개선 등이다. 이 같은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노조측은 단체행동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용자측은 노조측의 강경한 대응에 대화로 타협을 원하는가 하면 오히려 초강경 대응태세를 보여 잦은 마찰이 일어나고 있다. 자신의 정치생명을 이어나가기 위해 상대당의 험담을 일삼고 욕설과 함께 폭력까지 오가는 정치전쟁을 비롯해 회사의 이익을 우선으로 생각한 나머지 근로자들의 기본권리를 무시하는 악덕기업인, 자신들의 기본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제3자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무지한 노조 등등 생각만해도 답답하기만하다. 우리는 언제까지 싸움을 해야하나, 싸움의 상대는 정작 누구인가. 이 싸움의 끝은 어디 있는가, 도무지 해결책이 없고 암담할 뿐이다. 서로 양보하고 서로를 위하는 사회분위기가 아쉽다.
(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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