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식 인천시 서구체육회 수석부회장
수도권의 대동맥이 될 경인아라뱃길 준공을 몇 개월 남겨놓고 있다. 그리고 지난 6월 28일 40억 아시아인들의 축제의 장인 2014년 아시안게임 개·폐회식을 치를 주경기장 건설이 오랜 진통 끝에 서구 연희동에서 기공식과 함께 둥지를 틀면서 인천시가 세계중심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해 웅비의 나래를 펴고 있다.

우리는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올림픽경기, 2002년 월드컵 세계대회를 유치하면서 국가의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경기 또는 월드컵 세계대회가 갖는 의미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국가의 위상이 달라진다. 그래서 각국에서 유치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일 우리나라는 7년 뒤에 열리는 2018년 동계올림픽 강원도 평창 유치에 성공했다. 유치를 위해 대통령까지 나서서 정말 큰일을 해냈다. 온 국민이 기뻐했고 정부에서는 2018년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에 필요한 예산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그뿐이 아니라 제2 영동고속도로와 서울~평창~강릉까지 KTX를 건설해주고 숙박 및 편의시설까지 지원하겠다고 했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2014년 아시안게임이나 2018년 동계올림픽 경기 모두가 국가적인 행사인데 중앙정부가 예산지원 문제에 대해 형평성을 잃고 있다. 2014년 아시안게임 유치는 유치현장에 대통령이나 정부부처 어느 장관 한 사람도 참석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 한마디로 중앙정부의 도움 없이 인천시민의 힘으로 유치했다는 것이다. 그것뿐이 아니라 아시아경기대회와 관련된 건설비 1천245억 원의 국고보조금을 신청했으나 45%를 삭감하고 688억 원만 반영했다고 한다.

문제는 그것뿐이 아니다. 지난 6월 28일 기공식을 가진 연희동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건설에 소요되는 예산 5천604억 원은 국고보조금 한 푼 없이 인천시 자체 예산으로 해야 하는 어려움을 안고 있다. 오죽하면 일부 시민단체에서 아시안게임을 반납하자고 하겠는가. 인천시 재정상태가 고립단계를 넘어서 비상사태라는 말까지 나오는 판에 2014년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건설을 비롯한 시설비 등에 국비지원이 안 되면 인천시는 엄청난 부채가 추가로 늘어날 수밖에 없고 경기가 끝나면 빚더미에 앉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천의 모 대학 교수는 ‘평창의 환호와 인천 홀대’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정부는 2014년 아시안게임 성공 없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도 성공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해야 하고 인천 아시안게임이 아니라 대한민국 아시안게임이라 생각하고 평창 이상으로 국가에서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찌 이 같은 생각을 대학 교수 한 사람만의 생각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2014년 아시안게임이 성공리에 치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대학 교수뿐만 아니라 인천시민 모두가 똑같은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인천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전체 인구 가운데 원주민보다 이주인구 비율이 높은 곳이다. 물론 타 도시라고 다를 바 없겠지만 특히 인천시민들은 향우회나 도민회 조직을 통해 장학사업 등 고향에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많은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자식들이 성장할 지역에 대해서는 인색한 편이다. 이 말은 태어난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현재 터를 잡고 살아가는 인천에 대해서도 애착을 갖고 살기 좋은 인천을 만드는 데 함께하자는 뜻에서 하는 말이다.
지금 인천지역 출신 여야 국회의원 모두가 인천시장과 함께 한마음으로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건설에 정부예산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중앙정부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제 280만 인천시민들이 이들에게 힘을 보태줘야 한다. 빚더미에서 허덕이지 않으려면 중앙정부의 눈치나 살피며 안일하게 대처하기보다는 중앙정부를 움직일 수 있는 시민들의 힘이 필요한 때가 온 것이다. 인천시는 시민의 힘을 빌려라. 지역의 재앙을 막기 위해 기다릴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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