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민속
 
추석 무렵은 풍요를 자랑하는 좋은 계절이어서 마음이 유쾌하고 한가해져 여러 놀이를 한다. 사람들이 모여서 농악을 치고 노래와 춤이 어울리게 된다. 농군들이 모여 그 해 농사를 잘 지은 집이나 부잣집을 찾아가면 인심도 좋아서 술과 음식으로 기꺼이 일행을 대접한다.
 
▶소놀이·거북놀이
 
소놀이는 두 사람이 멍석을 쓰고 앞사람은 방망이를 두 개 들어 뿔로 삼고 뒷사람은 새끼줄을 늘어뜨려 꼬리를 삼아 농악대를 앞세워 이 집 저 집 찾아다닌다. 일행을 맞이하는 집에서는 많은 음식을 차려 이들을 대접하는데 마당에서 술상을 벌이고 풍물을 치며 춤을 추면서 한때를 즐긴다. 이때에 소도 춤추는 시늉을 하면 사람들은 웃고 놀리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된다.
 
거북놀이는 두 사람이 둥근 멍석을 쓰고 앉아 머리와 꼬리를 만들어 거북이 시늉을 하고 느린 걸음으로 움직인다. 사람들이 거북이를 앞세우고 부잣집을 찾아가 `바다에서 거북이가 왔는데 목이 마르다'며 음식을 청하고 들어가면 주인이 음식을 내어 일행을 대접한다.
 
한 집에서 잘 먹고 난 다음 다른 집을 찾아가는데 이때에 얻은 음식을 가난해서 추석음식을 마련치 못한 사람에게 나눠주는 일도 있어 협동과 공생의식을 엿볼 수 있다.
 
소놀이와 거북놀이는 충청도 경기도 황해도 등지에 전승되고 있다.
 
▶줄다리기
 
마을 사람들이 모여 하는 줄다리기는 한마을에서 편을 가르거나 몇 개 마을이 편을 짜서 하거나 또는 남녀로 편을 갈라 하는 경우도 있다.
 
줄의 크기나 편의규모는 일정치 않으며 수 천명에서 수 십명이 집단을 이뤄하며 줄을 만드는데 필요한 짚단은 각각의 집에서 제공한다.
 
줄다리기의 승부는 그 해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것으로 여겨 암줄이 이기면 풍년이 든다고 해석한다.
 
▶강강술래
 
추석날 저녁 설거지를 마치고 달이 솟을 무렵 젊은 부녀자들이 넓은 마당이나 잔디밭에 모여 손과 손을 잡고 둥글게 원을 그리면서 노래를 부르고 뛰고 춤춘다. 노래는 처음에는 진양조로 느리게 부르다가 차츰 빨라져서 나중에는 마구 뛰게 된다. 강강술래 놀이는 원무를 하는 외에 여러놀이가 첨가되어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며 놀이방법에 따라 불려지는 노래의 가사도 달라진다.
 
▶가마싸움
 
모처럼 글공부에서 해방된 학동들이 모여하는 놀이로 나무로 가마를 만들어 바퀴를 달고 이웃 마을의 서당과 경기를 한다. 서로 가마를 가지고 넓은 마당에 모여 가마를 끌고 나와 상대방 가마에 부닥쳐 먼저 망가진 편이 지는 놀이로 글만 읽던 학동들에게는 활달한 놀이였다.
 
▶원놀이
 
학동들이 행하는 놀이로 글 잘하고 재치있는 사람을 원님으로 뽑아 학동중에서 소송을 하는 사람과 소송을 당하는 사람으로 나누어 옳고 그름을 판단하게 하는 놀이이다. 오늘날의 모의재판과 비슷하며 학동에게는 품위있고 학술과 지혜를 연마하는 알맞은 놀이다.
 
이밖에 씨름이나 활쏘기도 많이 하는 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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