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동북아 물류중심도시로서 품격높은 도시이미지를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제도시에 걸맞는 거리간판문화 조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시민단체에 의해 제기됐다는 것은 이제 간판공해를 시민의 힘으로 퇴치하자는 상황으로까지 다달은 것 같아 씁쓸하다. 보도에 따르면 엊그제 인천종합문예회관에서 열린 `바람직한 옥외광고문화 정착을 위한 시민대토론회'에서 인천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가 인천은 건물을 도배하다시피 한 무질서하고 불법적인 옥외광고물의 난립으로 도시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며 새로운 도시이미지 구축을 위해 거리간판문화 조성의 필요성을 역설했다고 한다.

실제로 전국 어느 도시든 마찬가지 상황이지만 곳곳에 난립한 유흥주점, 러브호텔 등이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현란한 네온사인에 불을 밝혀 밤늦게 공부하고 귀가하는 청소년들의 정서 불안을 초래하고 에너지절약시책에도 역행하고 있다. 또한 어느 건물이든 무질서하게 시설된 간판은 도시미관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시민정서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2002년말 현재 인천지역 18만4천848개 고정간판중 27.5%인 5만987개가 불법간판이니 오죽하면 `불법광고물과의 전쟁'까지 선포되는 지경이 된 게 간판행정의 현주소다. 인천시는 지난달 지역 내 대형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를 상대로 불법광고물에 대한 폐해를 설명하고 적극적인 단속 등 불법광고물과의 전쟁을 벌이겠다고 통보했다. 이어 이달 들어 보름간 단속을 벌여 모두 43건을 적발해 9천800여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한다. 이 같은 수치는 올해 1월부터 3개월 동안 33건을 적발해 5천100여만원 과태료를 부과한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증가한 것이다. 이 기간 불법광고물 적발업소 고발 조치도 크게 늘어 3개월간 12건에서 지난 5월 한달에만 모두 13건을 고발조치했다니 결국 당국의 의지 수준에 따라 불법광고물에 대한 철퇴가 내려지는 것이라 하겠다.
 
주지하다시피 인천시가 올해부터 불법광고물 5개년 정비계획의 추진이다. 이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단속 뿐 아니라 시민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불법간판의 난립이 광고주의 영세성과 인식부족에 따른 면도 적지 않으나 비현실적인 법 제도와 당국의 광고물 관리정책의 미흡에다 행정력 부족이 더 큰 요인이라고 분석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젠 시민사회의 참여 및 관심이 요구된다. 시민들이 광고주들에게 아름다운 옥외광고물을 만들 수 있도록 유도하는 시민운동 전개 및 시민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