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마음’은 누가 어떻게 모았는지, ‘직원들의 마음’을 얻은 또 다른 고위공직자는 과연 없는 것인지. 취재과정에서 충격적인 얘기를 접했다. 용인시의 ‘고위공직자 떡값·휴가비 챙기기’는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만연돼 있다는 게 직원들의 증언이다.
비단 이번에 적발된 공직자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개는 부서별로 이른바 ‘계비’(출장여비) 일부를 따로 모았다가 갹출해 전달한다고 한다. 국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부서별로 적게는 10만 원에서 많게는 20만 원 선에서 ‘마음’을 모은단다. 결국 시민 혈세 중 일부가 고위공직자들의 떡값과 휴가비로 지출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직원들이 자신이 당연히 받아야 할 출장여비 일부를 자발적으로 떼어 고위공직자의 떡값과 휴가비로 지출한 것이라면 예산이 아니라 개인 돈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는 출장여비를 모아 동료 직원의 생일날 케이크를 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상납을 위해 개인에게 지급돼야 할 여비를 강제로 뺏는 범죄행위다.
옳고 그름을 떠나 차라리 이런 방식이 속 편하다고 털어놓는 직원도 있다. 원했건 아니건 부서별로 갹출한 출장여비에는 자신의 ‘마음’도 들어있기에 굳이 개인적으로 ‘마음’을 전달하지 않아도 윗사람의 눈 밖에 날 일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허허, 말 된다.
용인시에는 현재 서기관(4급) 이상 고위공직자가 16명이다. 이들이 모두 때마다 떡값이나 휴가비를 챙겼다고는 여기지 않는다. 하지만 차제에 철저한 조사를 통해 이 같은 나쁜 관행은 쓰레기통에 쑤셔 박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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