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식 인천시서구발전협의회 회장

인천시가 정부의 재정위기 사전 경보제도 시행에 따라 재정심각단체의 수렁에 빠질 위기에 놓여 있다고 아우성이다. 채무비율이 40%를 넘으면 위기단체로 분류돼 지방채발행은 물론 시의 각종 재정사업이 사실상 중단된다. 현재 채무비율 38.7%의 인천시는 아시안 게임 준비와 도시철도 2호선 조기준공을 위해서는 지방채 추가발행이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방채를 발행하면 정부기준 40% 초과로 심각단계에서 위험등급판정을 받게 되고 워크아웃으로 인천에서 아시안 게임개최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장의 재정자치권이 중앙정부로 넘어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인천시의 재정위기론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 2009년부터 흘러나왔으며 지난번 시장선거 때 이미 7조 원의 부채논쟁으로 선거판이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때 부채해결을 책임질 수 있는 시장 적임자라는 선거공약을 내걸고 송영길 후보가 인천시장으로 당선됐다. 벌써 인천시장이 취임한 지 16개월이 지나고 있지만 아직도 부채는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1조5천억 원이 늘어나 인천시 내년 부채규모는 10조 원이 넘을 것이라고 한다. 이 같은 언론보도를 접한 시민들은 이러다 정말 재정파탄이 오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인천시는 물론 지역 국회의원들이 기획재정부장관과 문체부장관을 만나 아시안 게임 주경기장 건설예산 1천470억 원 국비지원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지만 중앙부처는 인천시가 두 번에 걸쳐 정부의 지원금을 받지 않겠다고 약속한 만큼 예산을 지원할 명분이 없다며 거절했다는 소식이다. 인천시가 국고보조를 지원받지 않겠다고 공문을 보낸 것은 사실이며 국고지원 문제로 인해 아시안 게임 사업승인이 늦어져 잘못하면 공기부족으로 2014년 대회 이전에 주경기장 건설이 불가능해지는 상황이 발생할 것 같아 사업승인을 받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으로 국비지원 포기공문을 정부에 제출했다는 것이다.
이런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인천시가 꼼수행정으로 정부를 속인 것은 신뢰를 잃은 행정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본다. 물론 아시안 게임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는 것을 이해 못 하고 하는 말이 아니다. 하지만 아시안 게임이 인천시 자체 행사도 아니고 국제적 행사임에도 주경기장 건설예산 문제로 정부를 속여가면서 사업승인을 받아놓고 국비지원 안 해준다고 떼쓰는 것은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닐 것이다.
지금 인천시가 재정심각단체의 수렁에 빠질 위기에 놓여있다는 소식에 일부 시민단체는 아시안 게임을 반납 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들이 반납을 주장하는 이유는 재정위기가 닥치고 재정자치권을 빼앗기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걱정되어 하는 말일 것이다. 물론 인천시의 입장은 2014년 아시안 게임을 위해 오랜 기간 준비를 해왔고 주경기장 건설을 위해 이미 토지보상 등 각종 공사계약을 결정한 상태로 아시안 게임 반납은 현재 상황에서 불가하다는 입장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을 것으로 본다.
2014 아시안 게임은 40억 아시아인들을 위한 국제적 행사다. 그리고 행사로 인해 대한민국의 국가브랜드를 높이는 축제의 장(場)임에도 한마디로 주경기장 건설비용 전체도 아니고 30%에 해당하는 1천470억 원을 정부로부터 인천시가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는 데 화가 나는 것이다. 혹시 정부가 국비지원을 못해주겠다는 속셈이 인천시의 꼼수행정 때문에 감정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아닌가? 아니면 인천시장이 취임 후 인천~서산을 잇는 해저터널과 대북사업으로 개성~해주를 잇는 고속국도 건설 등 총 39조 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인천재정이 풍부한 줄 알고 지원을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아닐까?
많은 시민들은 인천시장이 1년 예산 5배가 넘는 39조3천억 원을 들여 중앙정부도 하지 못하는 사업을 하겠다고 했으면 뭔가 믿는 곳이 있어 한 말이 아니겠는가? 통 큰 시장이 2천억 원도 안 되는 국비지원을 못 받아 오겠는가? 또 국비지원 못 받는다고 아시안 게임 반납하겠는가? 책임질 자신 있으니까 정부지원 받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사업승인 받아낸 것 아닌가 등 생각들을 하고 있다. 그렇다. 너무 성급하게 서둘지 말고 모두가 협력해 인천이 잘 되었으면 해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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