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본사 최제영
【의왕】의왕시의회 건물 주위를 거닐다 보면 진돗개를 쏙 빼닮은 모양의 낯익은 개 한 마리를 볼 수 있다. 누군가 내다버린 어미개의 새끼가 어느덧 훌쩍 자라 이제는 어엿한 어른이 된 유기견 2세 일명 땡순이다.
땡순이는 지난해 11월 태어난 새끼 5마리 중 한 마리로 다른 형제자매는 어디론가 정처없이 떠나고 외롭게 혼자만 남았다. 같이 태어난 수놈은 지난 9월 초순께 유기견보호소에서 나온 직원에게 포위돼 떠났지만 당시 땡순이는 맹렬히 저항한 끝에 이곳에 뿌리를 내렸다.

오순도순 함께했던 남매 중 수놈이 자신의 곁을 떠나자 한때 밥을 먹지 않고 이곳저곳을 방황하며 쓸쓸한 나날을 보내기도 했다는 땡순이.
땡순이가 지금까지 건강히 살아가고 있는데는 이를 딱히 여긴 의왕시의회 김소은 주무관 등 직원들의 사랑 때문이었다. 이들은 의회 건물 옆 화단에 땡순이가 살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고, 용변을 볼 수 있는 장소도 따로 마련해 줬다. 아침과 점심에는 여직원들이 식당 등에서 먹다 남은 음식물을 정성스레 싸 가지고 땡순이의 집까지 갖다주고 있다.

워낙 온순한 탓에 시청이나 시의회를 찾는 민원인에게 낯설게 짖지 않는 것도 귀여움을 받는 이유 중 하나라고 한다. 게다가 현재 임신 중인 땡순이가 며칠 후면 새끼를 낳을 상황이라 이들 직원은 노심초사하며 안전한 출산을 고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직원 등은 민원인이 오가는 관공서에 유기견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에 달갑지 않은 의견도 있어 땡순이의 운명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시의회에 개가 이곳저곳을 활보하고 있다는 사실에 시민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언젠가는 땡순이가 이곳을 떠나 사랑받는 견주를 만나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지배적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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