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지금 우리는 가치관의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정부는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서민들은 아직까지 경제가 좋아졌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듯 아우성인데, 정치권에서는 한미 FTA 비준안 처리문제로 국회의사당에서 싸움질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 하기야 국회의원들이 국민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불신을 받는 것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지만 국회의원들이 한미 FTA 대한 확실한 처방이나 대안제시보다는 정당의 이해관계에 얽혀 편협적인 행동으로 목소리만 높이고 있는 모습을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술상머리에서 안줏감으로 오르내리는 일등메뉴가 있다. 한마디로 정당은 있는데 정책이 실종되고 꼼수와 술책이 득세하다 보니 뭐 하나 제대로 따를 정책이 없다. 이런 정당들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보여준 정당들을 싸잡아 비난하고 욕하는 것으로 마음을 달래고 있다. 경제를 모르는 내가 생각해봐도 변변한 부존자원도 없이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국가 간, 지역 간 자유무역협정은 거부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다. 이제 한미 FTA에 대한 국회에서 마라톤협상을 통한 토론도 끝났고 합의안도 마련한 상황에서 비준안 처리를 늦추고 있는 것은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기에 하는 말이다.

한쪽의 불이익을 통해 다른 한쪽이 이득을 얻는 제로섬과 너와 나를 모두 이롭게 하고 더불어 발전하는 윈-윈 전략을 국회의원들이 모르지 않을 것이다. 알면서도 이들은 상대를 당당하게 설득하고 생산적인 대화로 국정을 논하기보다는 제로섬의 상극원리로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한미 FTA 협상은 지난 정부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회의원들이 물리력을 동원한 몸싸움으로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치인들은 국민 60%가 한미 FTA를 찬성한다는 여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지금 국민들은 말로 정치하는 정치꾼보다는 진실한 정치인을 원한다. 자기가 한 말에 대한 책임을 질줄 아는 정치인! 한 입 갖고 두 말 하지 않는 정치인들이 나라를 위해 봉사해주길 바라고 있다. 내가 주장하고 시작한 일을 다른 사람이 마무리하겠다고 하자 결사반대한다는 것은 ‘남이 하면 불륜이요, 내가 하면 로맨스’라고 주장하는 한낱 억측에 불과하다고 본다.

언제는 국가와 국익을 위하고 미래를 위하는 일이라고 큰소리치던 사람들이 입장이 바뀌었다고 자기들이 체결해놓은 국가 간의 체결도 부인한다면 과연 그들이 국가를 위하고 국익을 위하는 정치인이라고 누가 말하겠는가? 자기가 한 말에 책임을 지지 않는 정치인은 소신 없는 정치인으로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지 못할 것이다. ‘한미 FTA는 반드시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라고 지난 정부의 실세 정치인들이 한 말이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지금은 정부에 피해를 주는 것이라며 죽기살기로 반대를 외치고 있다. 이것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할까? 한미 FTA로 우리는 일자리가 35만 개 늘어나고 농업의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는 정부 발표가 사실이라면 무엇 때문에 반대를 하는가? 반대론자들이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고 국가경제와 국민들의 삶을 진정으로 걱정한다면 ISD 조항으로 인해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을 가지고 찬성론자와 반대론자들의 토론을 통해 표결 처리하면 되는 것 아닌가?
지난 정부가 다른 것은 몰라도 한미 FTA는 잘 한 일이라고 했다면서 그리고 나라를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도 했다면서 그리고 현 정부도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한미 FTA는 꼭 비준되어야 한다면서 그럼 뭐가 문제란 말인가? 젊은 층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고 물가도 잡을 수 있다면 비준안 처리로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어야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나라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면 정치적 유·불리나 표를 의식하지 말고 입장을 펼치는 것이 국민이 바라는 정치인의 모습이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 간다는 말이 있다. 말장난으로 자신의 허물을 덮으려다 내년 봄 정치권 회오리바람에 날아가지 않으려면 빨리 처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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