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의 잘 잘못은 제일 먼저 가정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즉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단절이 우리 아이들을 힘들게 만드는 원인입니다. 떠나세요. 아이들과 대화할 수 있는 모든 공간으로 나가세요.”
현재 인천대 행정학과 교수로 학생 강의는 물론 자녀교육에도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는 서진완(49)교수.
특히 서 교수는 최근 사회적 문제로 야기되는 자녀교육을 가장 올바른 교육의 한 형태인 ‘대화교육’이라는 것을 보여주며 아들과 함께 떠난 여행기 ‘아빠와 아들의 성장 교육-길 위의 공부’라는 책을 발간해 자녀교육의 표본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3년 전 초등학생 아들과 35일간 807㎞에 이르는 ‘순례자의 길’ 산티아고 프렌치 루트(French root)를 완주하면서 일기처럼 썼던 여행일지를 새롭게 수정·보완해 만든 것이다.

“사람이 살면서 배워야 할 소중한 가치는 바로 정형화되지 않은 길 위에 있다”는 서 교수는 “걸으면서 인내를, 모르는 사람과의 대화로 배려를, 일정을 결정하면서 협상을, 그리고 매일 짐을 싸면서 꼭 필요한 것만 가지는 무소유 정신을 터득할 수 있게 했다”고 자연 속의 배움을 강조했다.

또 그는 “길을 걸으면서 겪는 불확실성은 아이를 일으키는 원동력”이라며 “그 만큼 성장하는 아이에게 삶의 불확실성은 도전과 극기라는 자신의 인내를 배울 수 있기 때문에 클수록 더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여행을 통해 아들과 인생의 동지가 됐고, 큰 배움을 가르쳤다는 서 교수는 강단에서도 인기 있는 교수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해 가을학기부터 서 교수는 교양강좌로 ‘뭥미론(On Mweong-Mi)’이라는 다소 생소한 과목을 개설, 학생들과 대화를 통해 다양한 시각을 가지게 하면서 독특한 강의법으로 학생들에게 다가가면서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학생들을 상담하면 머릿속에는 진로 고민으로 가득 차 있지만 정작 무엇을 해야 할지 판단을 못해 혼란스러워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그는 “부모의 결정에 순종하며 사교육 등으로 공부한 덕에 대학에 입학하고도 스스로 판단해 행동으로 옮기는 결단력은 키우지 못하는 등 스펙은 화려하지만 앞만 보고 따라가는 새장 속 오리새끼가 돼 가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서 교수는 또 “길을 찾지 못하는 학생들을 인도하기 위해서는 공부의 필요성과 흥미를 유발시켜야 한다”며 “수업이 재미없으면 학생들에게 주고 싶은 지식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수업시간에도 학생 스스로 찾고, 알고, 또 깨우쳐 갈 수 있는 방향으로 강의를 유도하는 것”이라며 대화를 통한 강의를 강조했다.

한편, 3회 연속 인천대 최우수강의 교수로 선정된 서 교수의 강의는 매번 정원 85명인데도 수강신청 10분이면 모두 마감될 정도로 인기다.

서 교수는 “변화의 최일선에 서서 혼란을 겪는 학생들은 훈계의 대상이 아니라 격변하는 미래를 이끌어나갈 주역”이라며 “교수라는 직업은 ‘혼란의 가장자리(edge of chaos)’에 서서 변화의 트렌드를 짚어내 학생들이 자신의 관점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와 함께 현재 두 자녀에게 사교육을 일체 시키지 않아 주변에서 눈길을 끌고 있는 서 교수는 “우리 아이들의 잘못은 현재 부모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교육을 하려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기에 절대 교육하지 말라”면서 “넓은 세상으로 부모와, 특히 아빠와 다니면서 새장 속에서 스스로 나올 수 있도록 손을 잡아 주는 것이 바로 부모가 해야 할 일”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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