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경제를 살리겠다고 약속한 대통령이 경제를 살리지 못하고 임기만 채우고 물러나는 것 아니냐며 대통령을 원망하는 소리가 들린다. 서민들이 느끼는 경제가 얼마나 힘들면 이런 소리가 들리겠는가. 그뿐이 아니다. 국회의원이 의사당에서 최루탄을 터트리고 경찰서장이 시위대로부터 뭇매를 맞아도 공권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무능한 정부라고 욕하고 있다. 서민들이 바라는 경제는 대궐 같은 집에서 수억 원하는 외제자동차를 몰면서 호의호식하며 살게 해달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저 끼니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이제 벽에 걸린 2011년의 달력이 떨어지고 대통령의 임기를 1년 조금 넘게 남겨놓고 있다.
국민들은 올해보다 내년은 좋은 일이 있을 것이란 희망을 갖고 새해달력을 그 자리에 걸어놓을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정치가 불신을 받고 경제가 어렵다 보니 새해에는 정치개혁·경제개혁·사회개혁으로 밑바닥부터 뜯어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개혁을 요구하고 외치는 많은 사람들도 확실한 처방이나 획기적인 대안제시도 없이 목소리만 높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지금 세계 여러 나라들이 국가적 부도위기 상황에 몰려있으며 앞으로도 많은 나라들이 경제위기를 견디지 못하게 될지 모른다. 우리도 그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경제전문가들의 반갑지 않은 말을 그냥 지나가는 말로 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험난했던 IMF 외환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지혜로운 국민이다. 그리고 경제를 꼭 살리겠다는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도 1년 이상 남아 있다. 온 국민이 함께 노력하면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약속한 대통령은 그 약속을 임기 중에 지킬 수도 있을 것이라 믿고 싶다. 
요즘 우리 사회는 경제 못지않게 정치와 사회문제가 이슈화되고 있다. 국회의원이 국회 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트리고, 경찰서장은 시위대로부터 매를 맞고, 국회는 정당 간 이해관계로 새해 예산안 계수조정소위가 10여 일이 넘도록 파행 상태에서 법정시한이 지나도록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미 국회에서 비준안이 통과된 한미 FTA를 놓고 사법부 어느 판사의 “한미 FTA가 불평등조약이다. 그리고 주권침해의 소지가 있다”는 발언 때문에 파문이 일어나자 전국 법원장회의에서는 “법원이 사회적 중심에 놓이게 되면 국민의 법원에 대한 신뢰를 손상할 수 있다”는 견해와 “재판과 직접 관련된 사안이 아니라면 개인의 의견개진은 허용해야 한다”는 양비론으로 사법부마저 시끄러운 것이 사실이다.
물론 자유민주주의 나라에서 자신의 주장을 펼칠 수 있다. 그리고 생각에는 차이가 있고 표현하는 방식 또한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불법시위를 밥먹듯 하는 사람들의 주장과 법을 우습게 아는 사람들의 주장은 아무리 옳은 주장이라 해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한때 우리 사회가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많은 국민들이 매사를 일단은 불신부터 하고 보는 습성이 있었다. 무엇이든 사실과 다르기 때문에 액면 그대로 믿지를 않았고 어쩌다 믿었다가는 실망과 좌절의 쓴맛을 보게 됐다. 그래서 사회를 불신하고 지도자를 원망하는 풍조가 생겨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제 우리는 정의와 공의가 무시당하는 사회풍토와 진실과 정의에 대한 확신이 사라지고 불안과 불신이 가득한 사회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정치가 정도에 따르고 정의가 지배하는 사회풍토를 만들어야 하며 국민들도 성숙한 시민의식과 생활양식으로 신뢰를 회복하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이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국민들 마음부터 새롭게 변해야 한다. 내가 변하지 않으면서 좋은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꿈을 꾼다는 것은 이뤄질 수 없는 꿈에 불과하다. 건강한 사회의 근간은 국민들의 가치관이 건전하게 조성될 때 법과 원칙이 존중받는 사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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