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시금고를 현재 단수금고에서 내년부터 제1금고와 제2금고 등 복수금고로 전환하기로 결정한 모양이다. 보도내용대로 인천시가 지난 4일 시금고 지정 추진계획안을 시의회에 보고한 뒤 오늘 공고를 통해 현재 시금고를 맡고 있는 한미은행을 포함해 전 금융기관에 개별 통보한다니 단수금고에서 복수금고로의 전환배경에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시는 한미은행이 시금고를 맡아 운영하면서 큰 문제점은 없었으나 과거 경기은행 퇴출사례 등에서 볼 때 재정관리의 위험성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취지에서 복수금고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고 한다. 또 중앙정부의 단수금고 제도 개선지침과 지난 2000년 금고선정위원회의 향후 복수금고 운영 건의 등을 감안해 복수금고제 도입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시는 일반회계와 공기업특별회계는 동일금융기관에서 운영관리해야 수납업무 혼란을 최소화 할 수 있고 이에 따른 대단위 인력·시설투자가 필요한 만큼 제1금고에 대한 수익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판단한 것 같다. 이는 결국 제1금고에 대한 별도의 배려가 깔려있음을 보여주는 바라 하겠다. 문제는 현재 시 방침대로라면 제1금고와 제2금고가 취급하게 될 예산 규모가 76%대 24% 수준이라는 점이다. 시는 서울, 대구, 광주 등도 제1금고 비율이 76%를 훨씬 웃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제2금고로 분류한 기타 특별회계는 마진이 별로 없는 정기성 예금이어서 24%의 비율에 과연 시설투자를 할 금융기관이 있겠느냐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제1, 2금고의 비율을 6.5대 3.5로 비율조정론이 나오기도 한다.
 
우리는 퇴출된 경기은행이 단수금고를 맡았고 경기은행을 인수한 한미은행이 공개경쟁을 거쳐 3년전 단수금고로 수탁한 과정을 잘 알고 있다. 그 과정에서의 빚어진 지역사회의 갈등도 목도했었다. 얼마전 어느 시민단체는 복수금고제 도입을 주장하며 시청광장에서 퍼포먼스를 연출하기도 했다. 어느 금융기관이 시금고를 운용하게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다만, 여기서 심히 우려하는 것은 단수금고든 복수금고든 시민편의와 재정운용의 효율성, 지역사회의 기여도 등이 고려되어야 하고 특정기관이나 세력에 의해 시금고 선정이 좌지우지 되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앞으로 선정과정이 반드시 객관적이고 투명하면서도 공정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조그만 오해의 여지라도 보여 파생되는 후유증에 대해서는 인천시 관계자의 몫이다. 인천시의 현명하고 냉철한 선정작업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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