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식 인천시서구발전협의회 회장

60년 만에 온다는 흑룡의 새아침이 밝아왔다. 매년 새해의 소망이 있었지만 2012년 흑룡의 해는 과거 이 나라를 땀흘려 건설한 산업화 세대,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에 헌신한 민주화 세대, 세계화에 앞서가는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나라의 내일을 걱정하는 국민 모두가 함께 손잡고 화합해 새 시대를 건설하는 새해가 되었으면 한다.
지난해는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 같은 대형 사건이 있었는가 하면, 국회의사당에서는 한미 FTA 비준안 처리문제로 국회의원이 최루탄을 터트리는 한심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일부 국회의원들은 자기네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촛불시위대와 함께 길거리 정치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는 각 정당의 대표들이 모두 물러나고 한쪽은 비상대책위 체제로, 또 한쪽은 통합정당 체제로 바뀌면서 정치권에 새바람이 일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중국어선 선원들은 불법조업을 단속하는 우리 해양경찰을 흉기로 살해하는 끔찍한 만행을 저질렀고, 북한의 독재자 김정일의 사망으로 다사다난했던 2011년 한 해가 숨가쁘게 지나갔다.
그러고 보니 꼭 경제를 살리겠다는 공약으로 많은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출범한 현 대통령의 임기도 이제 1년여 남았다. 그러나 국민들에게 약속한 경제를 살리겠다는 공약은 기대한 만큼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두고 대통령이 소신있게 밀고나가지 못하고 너무 심약하게 대처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오죽하면 ‘독재정권이든 민주정권이든 대통령이 그립을 꽉 잡았을 때 우리나라 경제는 성과를 냈다’며 박정희·전두환·김대중 대통령을 아쉬워하고, 반대로 ‘허약한 리더십으로 정치를 하면 경제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덜컹거린다’며 노태우·노무현·이명박 대통령을 허약한 대통령으로 분류하고 있겠는가.
현 정권 출범과 함께 쇠고기 파동으로 촛불을 들고 광화문을 점거한 시위대가 청와대로 몰려가자 시위대를 진압한다고 일명 광화문 산성을 설치했다. 이때부터 정부는 공권력의 약한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시작했다. 법을 위반한 사람들을 법에 의해 처리하지 못하고 오히려 불법시위대를 향해 정부가 사과문을 발표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했다. 이 같은 일로 정부는 많은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 또 지난해에는 국회의원이 회의 중에 국회의사당 안에서 최루탄을 터트리는 사건이 일어났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이것을 두고 혹시 국가가 공권력을 포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해서 하는 말이다. 그뿐이 아니다. 불법시위대를 진압하는 경찰서장이 시위대에게 뭇매를 맞는 수난을 당했고 또 사법부의 판사가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폄하하는 말을 해도 지켜만 보고 있으니 허약한 정부 소리를 듣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올바른 정부의 정치는 법의 지배가 확립되고 정의에 부합하는 법과 원칙이 정착될 때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법치주의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먼저 법의 도덕적 가치에 대해 국민의 수궁을 받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이나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기본원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법에 대한 불신의 골은 깊어질 것이다. 정치학자들의 말을 빌리면 그동안 우리나라가 산업화, 민주화 과정에서 얻은 것도 많지만 정치권력이 개혁이라는 말을 앞세워 법 위에 군림하면서부터 법의 가치를 부정하고 법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많은 국민들이 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나라 정치사에 가장 큰 손실이었다고 한다.
이제 정부가 국민에게 손실을 만회하고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올바른 정치로 법의 지배가 확립되고 정의에 부합하는 법과 원칙이 정착될 때 가능하다 할 것이다. 2012년은 국회의원과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있다. 그리고 복지국가 건설이라는 국가적인 목표가 설정된 해다. 제발 흑룡의 해는 2011년과 같은 사건 사고가 없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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