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출판기념회에 대한 법규나 규정은 없지만 과거에는 회갑 또는 고희를 맞거나 오랜 공직생활을 마감하는 사람들과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자서전. 그리고 작가나 시인들이 자신의 작품을 책으로 엮어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토론도하고 축하해주는 자리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모든 정치인이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합법적으로 정치후원금을 모금할 수 없는 사람은 출판기념회를 통해 선거운동도 하고 선거자금도 마련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인지 선거철만 되면 너도나도 앞다퉈 출판기념회를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선거법에 정치후원금은 정치자금법에 의해 후원회를 통해서만 모금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출판기념회를 통해 벌어들인 돈은 선거법에 의한 정치자금법에서 자유롭다. 그래서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가 여기저기서 봇물을 이루고 있나 보다.

19대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등록이 시작됐다. 매번 되풀이되는 일이지만 선거풍토는 아직도 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어느 정치인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공천을 대가로 오가는 특별당비와 선거운동과정에서 법망을 피해 음성적으로 선거 운동원에게 뿌려지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없이 출판기념회라도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출판기념회장이 출판기념목적보다 선거운동하는 곳으로 변질되고, 편법으로 정치자금을 거둬들이는 장소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더구나 출판기념회에 내놓는 책의 정가는 대체로 1만 원에서 2만 원에 불과하지만 초청받은 대다수 사람들은 책값의 몇 배를 내야하는 부담을 갖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약삭빠른 사람들은 당선 후의 이해관계 보험금으로 생각하고 거금을 내놓기도 한다. 그래서 책값을 빙자한 편법정치 후원금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은 국회가 만든 법을 국회에 입성도 하기 전에 법망을 피하는 요령부터 저지르는 사람들이 과연 국회의원이 되면 이들이 올바른 법집행과 정의를 바로 잡을 수 있을까 걱정된다는 것이다. 시작부터 법망을 피하는 방법만 생각하지 말고 공정한 선거로 정당하게 심판을 받아야 한다. 주권자인 국민이 한시적으로 위임한 국회의원은 국정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면책특권이 있다. 하지만 법을 위반하거나 불법을 해도 괜찮다고 국회의원으로 뽑아주는 것은 아니다.

과거를 보면 후보들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책 대결보다는 국민의 진의를 외면하고 지분싸움, 정치노선싸움, 공천싸움까지 바람직하지 못한 행태를 보여주었다. 그래서 정당한 법 집행과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정치개혁. 경제개혁, 사회개혁으로 밑바닥부터 뜯어 고쳐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것이다. 정치는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일부 정치인들의 행태는 나라와 국민을 위하기보다는 개인의 영달을 위한 싸움을 하고 있다. 국익에 우선하는 가치란 없다. 싸움을 해도 국익을 위한 싸움을 해야 한다. 
벼슬하겠다고 불법이나 탈법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선거기간은 주민들 앞에서 굽실거리며 상머슴을 자처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다니고, 주인을 위해 목숨이라도 받칠 듯하다 선거가 끝나기 무섭게 주민위에 군림하려는 정치인들을 그동안 많이 봤다. 이제 우리는 이 나라를 어떤 나라로 만들 것인가, 내가 원하는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자신에게 질문을 던질 시기가 왔다고 본다. 정의와 공의가 무시당하는 사회풍토를 구축하고, 진실과 정의에 대한 확신이 사라지고 불안과 불신이 가득한 이 사회를 유권자들이 이번 총선을 통해 성숙한 시민의식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사회로 바꿔 나갔으면 해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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