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서구 주경기장 및 각종 신설 경기장 착공, ‘D-1001 인천아시안게임 성공다짐대회’ 등 2011년 한 해도 2014인천아시안게임을 위한 많은 준비와 함께 힘들고 어려운 일들로 가득찬 해였다. 그러나 지금 3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과연 2014인천아시안게임 성공 개최로 가는 길 역시 아직 해결되지 않은 숙제들이 산적해 있다.

연말을 앞두고 새로 부임한 김영수 인천조직위원장은 취임 인터뷰 자리에서 “인천아시안게임은 이제 정도(正道)로 국격(國格)을 위해서라도 앞만 보고 성공을 위해 달려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인천으로서는 당연한 생각이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바로 진정한 ‘2014인천아시안게임’의 성공이다.
경제적 이익, 문화 교류, 경기 운영 등 여러 부분에서 단 한 가지만 잘해도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국제스포츠대회다. 하지만 이는 진정한 성공 개최가 아니기에 우리 인천은 인천만의 성공을 위해 달려가고 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적자를 면치 못했던 아시안게임. 인천이 그 어두운 아시안게임 역사를 새로 쓰고, 또 감동의 대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도전과 벤치마킹이 필요하다.

이에 지난해 10~12월 ‘지역사회와 국제스포츠대회’를 주제로 한 ‘2011년도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사 대상 공동기획취재’에서 둘러본 외국 도시들의 스포츠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하면서 2014인천아시안게임이 성공 개최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를 알아본다. 〈편집자 주〉

      
# 한국의 스포츠 마인드와 그 속의 2014인천아시안게임
많은 곳은 아니지만 중국·핀란드·노르웨이 등 국제스포츠대회를 다수 개최한 나라와 아시안게임, 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굵직한 국제스포츠를 모두 치른 한국이 가지는 스포츠에 대한 생각은 분명 달랐다.

   
 

그 차이점을 한마디로 말하면 ‘스포츠에 대한 본질과 진정성 인식 여부’다.

옛날 국민과 희로애락을 같이했던 스포츠가 이제는 정치적 도구화가 되고, 경제적 논리로 접근함은 물론 빈부격차를 불러오는 등 스포츠의 본질과 진정성이 결여되는 표본이 지금의 한국이다.

물론 사전적 의미에서 스포츠·체육·운동 등은 다양한 개념이 있겠지만, 일반적인 범주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큰 의미의 스포츠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스포츠는 신체를 움직여 몸을 튼튼히 단련시키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풀고, 심신의 안정을 취하는 데 도움을 줌은 물론 서로 간 경쟁을 통해 동질감을 향상시키고 국가에 대한 애국심을 함양하는 데도 일익을 담당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 스포츠 의미가 과연 우리나라에서는 실현되고 있는지 자신있게 말할 수 없는 현실이다. 공산주의국가인 중국은 어떤 한 도시에서 국제스포츠대회가 열리면 과시든 무엇이든 간에 국가적 차원에서 나선다.

노르웨이 역시 작은 시골도시 릴레함메르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자 국가의 위신과 도시 발전을 위해 국가와 지방이 손을 잡고 함께 모든 나라가 인정하는 성공적인 대회로 만들었다.

그러나 지금 한국과 그 안의 광역시 ‘인천’이 처해 있는 상황은 정치적 논리에 휩싸여 갈 길을 못 잡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국가에서 주경기장 신설 비용 지원 등 다소 이해관계가 풀리는 듯하지만, 이 또한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그 누구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에 국회의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김영수(69)2014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정부와 인천을 가로막고 있는 벽을 낮춰 주길 기대하고 있다.

아무쪼록 ‘스포츠는 스포츠로 시작해 스포츠로 끝나야 한다’는 다른 나라의 인식과 같이 우리 정부와 인천 역시 2014인천아시안게임을 스포츠라는 시각으로만 봐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진정한 2014인천아시안게임 성공 개최의 길
‘16회’라는 역사 속에 단 한 번도 흑자대회가 없었던 아시안게임. 아니 적자를 면치 못했던 아시안게임이 한 번도 없었다.
거대 중국이 치른 지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을 지켜본 인천시민은 물론 전 국민들의 일관된 생각은 과연 다음 2014인천아시안게임은 잘 치를 수 있을까 하는 기대 반, 우려 반의 초조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이 또한 외부에서는 적자만 남긴 대회로 치부하지만 중국에서는 자신들의 잣대에 맞춰 성공한 대회라고 자부하고 있다.

당시 광저우아시안게임 사무총장을 맡았던 구시양 현(現)광저우시 인민정부 부서기장은 “국제스포츠대회는 경기도 중요하지만 도시 홍보, 도시기반시설 확보 등 도시브랜드 향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세계 어느 도시든 국제스포츠대회 개최 이후 흑자를 본 곳은 없다. 그런 만큼 국제스포츠대회 개최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야 한다”며 광저우아시안게임 역시 경제적 논리로 접근하지 않았다.

   
 

어떤 나라 한 도시에서 국제스포츠를 개최할 경우 그 평가는 여러 부분에서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국제스포츠대회 개최의 성공 여부는 누가 어느 면에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

국제스포츠대회 유치에서 개최까지 그 개최지는 인프라 구축, 문화 및 학술행사, 도시기반시설 확충, 대회 운영 등 다양한 부분을 철저하게 준비한 후 대회를 개최한다.

그렇기 때문에 과연 진정한 국제스포츠대회 성공 여부에 대한 해답은 무엇일까? 지금 정부와 인천이 생각하는 ‘2014인천아시안게임’의 성공은 단지 경제적 논리로의 접근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02 한일월드컵 때 나름 국제스포츠대회 주경기장 규격으로 다소 크게 건설한 후 유니버시아드대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까지 한 곳에서 대회를 치른 ‘대구스타디움’, 1939년 완공 후 70년 넘게 사용하고 있는 핀란드 ‘헬싱키올림픽스타디움’, 대회 후 사후 관리 차원에서 펀드를 조성했던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등은 경제적 접근에서 좋은 모델들이다.

그러나 이들 역시 국제스포츠대회를 유치하고 개최한 것은 국가 위상과 도시 발전을 위한 것이지 어느 한 가지를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중국은 경제대국 과시, 노르웨이는 도시 발전과 문화 전파, 핀란드는 관광객 유치 및 역사 홍보 등 나름 다양한 분야에서의 또 다른 큰 성과를 거뒀다고 자부하고 있다.

진정한 국제스포츠대회 성공 개최라는 것에 대한 의미를 우리가 보는 시각과 다른 국가들이 보는 시각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 국제스포츠대회를 개최한 외국 도시의 조언
지난해 10월 18일부터 11월 4일까지 국내 대구·부산 등에 이어 중국 선전·광저우,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오슬로, 핀란드 헬싱키 등 유니버시아드대회, 아시안게임, 동계올림픽, 하계올림픽, 세계육상선수권대 등 전 세계적으로 규모가 큰 국제스포츠대회를 개최한 도시들을 두루 돌아봤다.
이들 도시에서 만난 각종 대회 및 스포츠 관계자, 기관 간부, 각종 시설 책임자 등이 들려주는 스포츠에 대한 가치관과 국제스포츠대회 성공 개최로의 노하우는 정말 다양하고 인천이 꼭 새겨야 할 부분이 많았다.

우선 대구에서 만난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공동조직위원장인 김범일(59)대구시장은 “그동안 세계에 이름없는 도시 대구가 세계육상선수권대회로 아름다운 도시경관과 시민들의 저력, 첨단산업도시라는 것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등 대단히 성공적인 대회”라며 자평한 후 “그 성과는 대구의 도시브랜드 가치 향상과 시민들이 되찾은 자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시양 현(現)광저우시 인민정부 부서기장은 “국제스포츠대회는 한 도시에서 열리지만 그 가치와 효과는 한 나라가 누리는 영광”이라며 “중앙정부의 지원과 함께 지역사회는 최대한 적자 폭을 줄이는 다양한 방안들로 대회를 준비하고 개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에릭 올라타이그 릴레함메르동계올림픽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역시 “연간 시설 운영관리비를 100%로 보면 스포츠 행사, 수익사업 등 생기는 수입을 모두 합쳐도 20%의 적자가 매년 발생하지만, 올림픽 경기장으로 인한 시민의 여가생활 향유 증대와 방문객들의 식사·숙박비 등 간접비용을 생각하면 결코 적자가 아니다”라며 “각종 대회 성공 개최를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계획과 시뮬레이션 그리고 도시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헨리익까 헤이낀헤이모 헬싱키올림픽스타디움재단 디렉터도 “헬싱키 올림픽스타디움은 핀란드 스포츠의 성지로 대부분의 중요한 경기가 이곳에서 펼쳐진다”며 “스포츠 경기 외에도 콘서트, 도그쇼 등 대규모 행사가 연중 열리고 겨울에는 야외 스케이트장과 아이스하키 경기장 등으로도 활용된다”고 말하는 등 시설 관리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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