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의 얼굴에 웃음이 사라지지 않는다. 출근시간을 갓 넘긴 오전 9시 30분,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하기 전인 이 시간, 느슨해질 수 있는 시간임에도 직원들의 활기가 느껴진다. 지난해 12월 28일 인천메트로와 인천교통공사가 하나로 통합되면서 출범한 ‘인천교통공사’의 모습이다.
국내 최초 종합교통전문기관으로 첫발을 내딛은 인천교통공사 직원들의 이 같은 모습엔 또 다른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곧 그 이유에 대한 해답이 바로 얻어진다.
오홍식(57)초대 인천교통공사 사장을 만나고 나서야 알 수 있었다.

 # 인생 제2막, 행정전문가에서 전문경영인으로
오홍식 사장은 누가 뭐라고 해도 인천교통행정에 대한 전문가로 손꼽히고 있다. 사장으로 취임하기 전 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인천시의 요직을 두루 거친 행정전문가에다 지난 1997년 인천시 교통국장을 지낸 경력까지 화려하다.
그래서인지 그는 재정난으로 허덕이는 인천메트로와 월미은하레일로 더 유명해진 옛 인천교통공사가 합쳐진 (통합)인천교통공사 초대 사장으로 취임하게 됐다. 인천시로 봐서 골칫거리인 두 기관을 이끌 적임자가 필요한 시점에서 최선의 선택인 셈이다.
오 사장 역시 오랜 공직생활을 끝내고 이윤 창출이 최우선인 공기업 사장으로 시작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밖에선 단순히 도시철도, 버스, 장애인콜택시라는 교통 관련 운영기관으로서 비춰지지만 운송뿐 아니라 전기·통신·신호·토목·건축·전자·차량 등이 있는 종합기술의 총체가 모인 이곳 기업에서 인생의 제2막을 알리기 때문이다.

오 사장은 우선 지난해 통합과정에서 인원 조정 등으로 침체된 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투명하고 객관적인 인사를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원칙에 따라 처음으로 실시한 36개 부서의 팀장 인사를 직위공모로 단행했다. 원하는 직위를 써 내고 이에 대한 면접을 통해 팀장을 배치했다. 또 팀장급이 예전엔 대부분 관리2급이 임명된 데 반해 오 사장은 능력을 우대, 3급에도 팀장을 13명이나 임명하는 파격적인 인사행보를 보였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그는 “인사에 대한 불만이 있으면 본연의 업무를 못 한다”며 “인사에 대한 불만이 없도록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했다.
인사에 대한 불만을 없애고 성과 중심의 조직 운영으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조치인 셈이다. 실무 현장에서는 오 사장의 첫 인사 이후 긍정적인 평가가 쏟아지면서 조직에 생기가 돌기 시작, 일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 이해와 노력으로 통합의 완성도를 높인다
반면 취임 초기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진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교통공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없지는 않다.
이 중 두 기관이 가지고 있는 이질감에 대한 우려도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 두 조직이 통합됨에 따라 4개의 노동조합 존재 역시 노사 간 또는 노노 간의 갈등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 방법으로 그는 서로 간의 ‘이해’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오 사장은 “양 기관의 통합이 ‘지방공기업 합리화와 재정건전화’라는 대의에 따른 것이기에 앞으로 예상되는 진통과 갈등은 서로 간의 이해와 노력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한다.
다소 시간이 걸리지만 문제 해결에 대한 정도(正道)를 역설한 것이다.
“두 조직에 대한 이질감은 진정한 화합과 단결을 위해 우선 마음을 열어 다양한 소통채널에 귀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오 사장은 “전 직원의 결집력을 모으기 위해 물리적 통합에서 화학적 통합까지 이뤄 내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 재정위기 극복이 통합의 최대 과제
또 인천교통공사가 그동안 추진한 역세권 개발사업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교통공사는 역세권 개발사업에 대해 많은 노력을 해 왔었지만 부동산 경기침체의 직격탄으로 모든 사업을 중단하고 보류해 놓은 상태다.
오 사장은 “전국 지하철기관 모두가 역세권 개발에 힘을 쏟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이 한 곳도 없다”며 “이는 개발사업 규모가 크고 재원 확보, 도시계획상 행정절차, 사업지 주변 민원 등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로 추진에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사업 진행이 쉽지 않음을 토로했다.
반면 그는 “적자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2008년부터 사업개발 전담부서를 설치·운영하며 역세권 개발과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 준비해 왔고, 통합공사 출범과 함께 새로운 광고 및 임대수입 개발로 재정 확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윤 창출을 강조했다.
이는 두 조직이 하나로 통합한 가장 큰 이유인 재정위기 극복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오 사장의 강력한 의지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 월미은하레일 개통은 시민의 안전 담보가 우선

   
 

현안사항 중 하나인 월미은하레일의 정상화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는 이 사업에 대한 많은 논란의 핵심은 시민의 안전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으로 보고 “안전을 담보로 한 개통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철도기술연구원 등 공정한 제3기관에 용역을 의뢰해 올 6월까지 용역 결과에 따른 기술 보완을 검토할 예정이다. 용역 결과에 따라 시설물을 개선한 후 11월 시운전을 실시해 개통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끝으로 오 사장은 교통운영기관으로서 전반적인 시스템을 개선해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통합에 따른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오 사장은 “인천메트로와 기존 교통공사의 사업영역을 통합하고 도시철도 이용 접근성을 강화해 철도와 버스 그리고 장애인콜택시를 아우르는 원스톱 교통서비스를 제공해 종합교통시스템을 구축, 명실상부한 시민의 발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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