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왜 이렇게 사회가 혼란스러운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치인들이 도덕적으로 깨끗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돈 봉투 파문으로 현재 여당도 야당도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정치는커녕 풍자적 해학만 양산하는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선거법이 엄격하다 보니 후보자가 직접 전달하거나 후보자의 확실한 직계가 아니면 심부름을 시키지 않는다는 것이 과거와 방법이 다를 뿐이고, 액수는 주고받는 사람이 비밀을 지키기로 하고 입을 열지 않으면 확인할 수 없지만 선거 때마다 돈 봉투 돌리는 버릇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보여진다.
고승덕 국회의원의 돈 봉투사건 폭로를 계기로 여기저기서 폭로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과거 모 정당의 대표는 ‘나도 돈 봉투를 돌렸고 다른 후보도 다 돌렸다. 그게 지금까지의 한국 정당의 관행이었다’고 했다. 또 다른 국회의원은 ‘전국구의원 과반수는 돈을 받고 팔아 먹었다’면서 ‘한마디로 공천 장사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예수님 말씀대로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자신이 있느냐, 자신이 있는 사람은 돌로 처 보라는 말로 들린다. 하기야 돈 봉투사건이 어디 여당국회의원뿐이겠는가. 선거 때 돈 봉투문제는 여야 국회의원 후보자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장까지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본다.
당 대표 경선 당시 돈 봉투사건이 폭로되자 검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다. 그런데 여야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치부가 들어나면 한사람이라도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의식 때문인지는 몰라도 입을 닫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정치는 정당정치가 분명하다 그리고 정당에서 형성된 정치세력을 국민들이 골라서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정당에서 형성되는 정치세력들이 철저하게 돈에 힘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권력에 따라 이리 몰리고 저리 몰리는 현상을 흔히 볼 수 있다. 사회를 변화시키고 국가를 부강하게 하며 국민을 행복하게 해준다는 명분으로 정치에 참여해 국회의원이 되었으면 검은돈은 넘보지 말아야 한다. 정당 대표가 되려면 20억 원은 떨어지고 30억 원은 당선된다는 말이 떠돈다. 물론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정치의 도덕성을 열망하는 선량한 국민들을 우롱하고 기만하는 짓이기 때문이다.

돈 봉투 파문이 일자 뼛속까지 썩은 정당이라며 돈 봉투 뿌리 뽑자고 아우성치더니 자기네 정당에 돈 봉투의혹이 불거지자 입다문 정당이나, 국민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을 사실이 아니라고 어물쩍 넘어가려는 정당과 정치인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제 여당이든 야당이든 부패한 정치인들을 솎아내야 한다.

선거형태의 속성상 돈이 돌아다니는 것이 필수인 만큼 아무리 선거법이 엄격해 돈 선거를 행할 수 없다고 해도 뿌리 깊은 돈 선거의 관행이나 습성이  하루아침에 완벽하게 소멸되었다고 장담할 수 없다. 정치는 돈으로 하는 것처럼 당 대표를 돈으로 살려고 돈 봉투를 돌리는 한 그렇다.
권력과 돈에 위력이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국회의원이 자신의 양심을 팔아가며 부정행위를 해서야 되겠는가. 양심이란 영혼이라고 한다. 자신들의 영혼보다 돈이 더 중요하단 말인가. 오죽하면 정치가는 많지만 정치가로서의 자세가 된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하겠는가.
요즘 각 정당에서는 앞 다퉈 정치쇄신을 하겠다고 한다. 정치를 쇄신하려거든 모두 양심선언을 하고 시작해라. 그리고 돈 봉투사건에 도매금으로 넘어가기 싫으면 결백한 사람은 나는 결백하다고 국민 앞에 변명이라도 해봐라. 그래야 누가 깨끗한 정치를 했는지 가려낼 것이다. 이번 돈 봉투 사건을 보면 순진한 고백인지 다른 음모가 있는지는 나로서는 알 수 없지만 어떤 이유든 돈으로 표를 산다는 것은 나라를 파국으로 이끌 수 있는 지름길이라 생각해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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