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베트남 수교 20주년을 맞아 양국의 성장 과정과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양국은 지난 1992년 12월 수교를 맺은 후 우리나라의 수많은 기업들이 베트남에 공장을 짓고 물건을 생산하며 기술을 전파하는 등 양국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

설 명절을 앞두고 본보 취재진은 지난 10~13일 베트남을 방문해 그들의 전통문화에 대해 알아보고 양국의 동질성을 확인하며 올 한 해 발전을 기원한다.

 # 베트남의 전통문화
베트남은 우리와 같이 중국의 유교문화를 받아들여 효사상이 강하다.
베트남은 791년 안남 도호인 자오창이 학교를 세워 중국의 학문을 장려했다.

이 학교는 학문의 중심지로 이름을 알리며 학생들에게 유학을 전파했고, 15세기 명의 지배를 받으며 베트남에는 유교문화가 크게 일어났다.

베트남 전체 지역은 대가족을 이루고 북부지역은 장자(長子·맏아들)상속, 남부지역은 말자(末子·막내아들)상속 풍습을 갖고 있다. 그래서 북부는 맏아들이 부모와 함께 살며 봉양하고, 남부는 막내아들이 부모를 봉양한다.

중국의 영향으로 유교문화가 크게 자리잡고 있지만 베트남은 그들만의 문화를 이어가기도 한다.

   
 
베트남의 결혼식은 신랑 집에서 행사를 치르는데, 아침부터 저녁까지 손님을 맞이하고 음식을 제공하며 서로 축하해 주는 시간을 보낸다.

장례 방식은 화장을 하거나 무덤을 짓는 경우가 있는데, 산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국토를 농지로 활용하고 있어 땅을 적게 갖고 있는 베트남 사람들은 논에다 무덤을 만들기도 하고 더 어려울 때는 세로로 매장한다.

 
# 베트남의 ‘뗏’(Tet·설) 문화
베트남은 음력 1월 1일부터 설 명절을 보낸다.

베트남에서 설은 한 해를 시작하고 모내기에 앞서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민들은 7~10일 동안 연휴를 가지며 가족 및 친지들과 음식을 나눠 먹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즐겁게 보낸다.

베트남은 평소 우리나라보다 기온이 높기 때문에 설 명절이 지난 후 곧바로 모내기에 들어간다.
베트남 사람들은 대체로 설 명절을 앞두고 2~3일간 음식 준비를 하고 명절 첫날은 조상들에게 제사를 지내며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다.

   
 

제사는 집 옥상에 마련된 ‘터’(Tho·옥탑방 형태)에 마련된 장례상에 떡과 고기, 과일 등을 올려놓고 절을 하며 지낸다. ‘터’ 내부의 벽면에는 집안 조상들의 사진이 걸려 있다.

둘째 날은 친지들을 방문해 인사를 나누고 복을 기원한다.

남자들은 큰집을 방문해 부모와 친지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여자들은 친정 식구들을 초대해 음식을 나눠 먹으며 새해를 시작한다.

셋째 날은 이웃 사람들과 친구들을 만나 복을 전하고 한 해의 행복을 기원한다.
특히 베트남 사람들은 설 명절에 ‘이씨’라는 금색 봉투에 돈을 넣어 지난해 도움을 준 사람들과 가족 및 친지들에게 나눠 주며 복을 기원한다.

베트남 사람들이 설 명절에 먹는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반쯩’이라는 떡이 있다.

반쯩은 찹쌀 속에 돼지고기와 녹두를 넣어 삶은 후 대나무 잎이나 바나나 잎으로 싸 먹는 떡이다.

   
 
명절기간에는 집 문에 금귤나무를 걸고, 집 안에는 복숭아나무를 달아둔다. 금귤나무는 재화를 부르는 의미를 가지며, 복숭아나무는 잡귀를 막아준다고 믿고 있다.

베트남 설 명절의 대표적인 놀이문화로는 폭죽을 터트리며 불꽃놀이를 하고 제기차기를 하며 즐겁게 지낸다.
하노이에 거주하는 레홍(30·Le Hung)씨는 “설 명절 4일 전부터 떡을 만들고 음식 준비를 도울 것”이라며 “이달 말까지 가족들과 음식을 나눠 먹고 친척·친구들을 만나 놀며 즐겁게 지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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