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고등학생이 학업시간에 휴대전화를 사용하다가 걸려 빼앗기자 흉기로 선생님을 위협했다.” “중학교 3학년 학생이 담배를 피우다 교감 선생님한테 걸려 담배를 빼앗기자 교감 선생님을 폭행했다.” “여자선생님이 학생의 수업태도 불량을 지적하자 여자선생님의 머리채를 잡고 폭행을 했다.”
지난번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1년 1학기까지 초·중·고등학교에서 일어난 교권 침해사례 1천833건으로 그 중 폭언 990건, 교사를 위협 협박하는 행위 250건, 교사 구타사례 25건 등으로 교권 침해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기야 교권침해 문제가 어디 서울뿐이겠는가. 어느 지방 교육청 자료를 보면 2006년 1건. 2008년 7건. 2009년 23건. 2010년 47건으로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대부분 학생이 교사에게 폭언과 욕설을 한 경우지만 2010년은 교사가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폭행당한 사건이 3건이나 된다. 교육계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되었는지 모르겠다.

옛날에는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아서는 안 된다는 속담이 있었다. 지금도 교사의 권위는 교육의 절대적이고 필수적이다. 권위 없는 교사가 어떻게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있나. 가르치는 교사에게는 권위가 있어야하고 배우는 학생은 선생님의 권위에 따르고 복종해야 올바른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학교 내 교권침해뿐 아니라 학교 밖에서 집단폭력과 왕따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 얼마 전 자살을 불러온 폭력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또래들에 의한 집단폭행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며칠 전 일이다. 서울 명동 한가운데서 여자 중학생 2명이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고 지내던 같은 여학생 3명과 남학생 3명에게서 쇠파이프로 구타를 당했고. 인천에서도 여학생 2명이 중학교 때 동창이었던 학생을 불러내 폭행한 사건 등 전국적으로 학교폭력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와 같이 교권추락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당국의 예방대책은 여론무마용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학교폭력이나 교권침해사례가 얼마나 심각하면 대통령이 직접 교원단체 대표들과 간담회자리에서 ‘나 자신도 교육을 어떻게 하고 공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했지 이런 문제는 생각도 못했다’는 말을 하겠는가.
더욱 심각한 것은 교권추락이나 학교폭력 문제뿐만 아니라 청소년 자살사건도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전국에서 750여 명의 초 중고등학생이 자살했다는 통계는 자식을 기르는 수많은 학부모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지만 막상 당국은 아직도 이와 같은 청소년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학교폭력으로 인한 학생들의 자살 등 청소년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현실에서 정부가 실제 예방에 필요한 인력확충이나 예산지원 등 세부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무늬만 있고 실천성 없는 대책이 아닌가하는 생각이다.

요즘 서울시 곽노현 교육감이 서울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한 복장과 두발자유, 교내집회 참여허용 등을 골자로 하는 학생인권조례 제정움직임에 대해 학생인권만 강조한 나머지 교권추락을 부추겨 학교폭력을 조장한다는 국민들의 반대 여론이 일고 있다. 이에 교육과학기술부는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대법원에 조례무효 소송을 내는 등 사회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인천서부경찰서가 요즘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관내 학교와 경찰이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통해 학교폭력을 근절하자는 취지로 교육과 경찰의 합성어 에듀-폴(Edu-Pol)을 발족하고 학생과 경찰이 손잡고 학교폭력을 해결하겠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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