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가 이재삼 교육의원의 신상발언과 배갑상 도교육청 감사담당관의 업무보고 거부 문제로 열을 올리고 있다. 도의회는 사건의 발단인 이 의원의 행태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업무보고 거부만 문제삼아 ‘눈 가리고 아웅’하는 형국이다. 일각에서는 ‘도의회에 속한 교육의원 봐주기’, ‘도교육청 공무원 길들이기’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배 담당관이 지난 9일 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 업무보고를 하지 않은 이유는 이 의원이 수개월간 감사업무를 방해하고 신상발언을 통해 허위 사실을 공표하며 자신을 비롯해 주변 공무원들에게 피해를 줬기 때문에 해명과 공개 사과를 받은 후 보고할 필요가 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공공기관의 감사는 공직사회의 청렴을 위해 의혹을 확인하고 부패 공무원을 처벌하는 기능을 갖는다. 배 담당관이 주장한 교육의원의 감사 방해는 사회적 문제로 봐야 하지만 어느 의원도 확인하거나 조사하지 않았다. 더욱이 이 의원은 8일 도의회 본회의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남양주 사립 학교에 대한 교육청의 예산지원 자료를 감사담당관실에서 언론에 유출했고, 자신과 ‘각별한’ 사이인 태권도한마당 조직위 사무총장 때문에 태권도한마당 예산 지원에 대한 감사 착수·언론보도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기자는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의 예산 부당 집행에 대한 취재를 통해 기사를 썼고 도교육청은 언론보도에 대한 대응으로 감사에 착수했지만, 이 의원은 이를 폄훼했고 자신의 지역구에 대한 감사를 부정적으로 호도했다. 심지어 ‘감사실이 의원들의 지역구 현안사업을 뒤지고 감사할지 모른다’며 감사업무를 왜곡했다.

힘 있는 교육의원·도의원의 지역구 교육기관에 대해서는 감사를 해서는 안 되는 것인가?
이 의원의 도교육청 감사 방해는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도의회는 한 번도 대응하지 않다가 이번에 배 담당관이 공개 사과를 요구하며 업무보고를 거부하자 여야를 떠나 정치 공세를 펴고 있다. 정기열 민주통합당, 정재영 새누리당 대표의원도 이 의원의 행태를 외면하고 업무보고 거부만 문제삼으며 교육감 사과 등을 거론하고 있다.

의회 절차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이 교직원의 청렴을 믿고 아이들을 행복하게 맡길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도의회가 민주적 의회상을 구현하려면 내부 문제부터 제대로 해결하고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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