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존 허(22·한국명 허찬수)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마야코바 클래식(총상금 370만 달러) 마지막 라운드에서 8차 연장전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존 허는 26일(현지시간) 멕시코 리비에라 마야의 엘 카멜레온 골프장(파71·6천923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6개와 이글 1개로 8타를 줄여 8언더파 63타를 쳤다.

 이로써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존 허는 로버트 앨런비(호주)와 연장 대결을 벌인 끝에 연장 여덟 번째 홀인 10번홀(파3)에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우승상금 66만6천 달러를 받은 존 허는 PGA 투어 데뷔 시즌에 우승까지 차지하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극적인 승부였다.

 존 허는 3라운드까지 선두에 7타나 뒤진 공동 13위에 머물러 사실상 우승 경쟁에서 탈락한 것처럼 보였다.

 최종 라운드에서 8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렀지만 그가 경기를 마쳤을 때 단독 1위 앨런비가 2타 차로 앞서 있었기 때문에 순위를 끌어올린 것에 위안을 삼는 듯했다.

 그러나 앨런비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2타를 잃으며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13언더파로 존 허와 앨런비의 타수가 같아지면서 연장 승부의 희망이 생겼다.

 당시 12언더파를 기록 중이던 크리스 스트라우드(미국)가 2개 홀을 남겨 놓아 스트라우드의 경기 결과에 따라 우승의 향방이 결정되는 상황이었다.

 스트라우드 역시 마지막 18번홀에서 2타를 잃어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고 남은 것은 존 허와 앨런비의 연장 승부였다.

 18번홀과 10번홀(파3)을 오가며 열린 연장 승부는 좀처럼 끝나지 않았다. 무려 7차 연장까지 둘은 지루한 파 행진을 이어가며 우승자를 가려내지 못했다.

 결국 8번째 연장 홀인 10번홀에서 앨런비가 먼저 보기에 그쳐 팽팽하던 승부에 균열이 생겼다.

 존 허는 침착하게 파로 마무리, PGA 투어 데뷔 이후 5번째 대회에서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8차 연장은 PGA 투어 사상 두 번째로 긴 연장전 기록이다.

 1949년 모터시티 오픈에서 11차 연장이 최장 기록으로 남아 있고 8차 연장은 1965년 아잘레아오픈을 시작으로 1978년, 1981년, 1983년 등 네 차례 있었다.

 존 허와 앨런비 간의 8차 연장전은 PGA 투어에서 1983년 이후 29년 만에 연출된 연장 승부다.

 2009년부터 3년간 한국프로골프에서 활약한 존 허는 2010년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다.
 지난해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 응시한 그는 최종 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기록, 27위로 밀려나 25위까지 받을 수 있는 합격증을 날린 줄 알았다. 그러나 앞선 순위에 있던 선수 2명이 다른 자격으로 2012시즌 출전권을 받아간 덕에 말 그대로 PGA 투어로 가는 ‘막차’를 잡아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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