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마야코바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재미교포 존 허(22)는 “데뷔 시즌에 5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해 기쁨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는 소감을 밝혔다.

 26일(현지시간) 멕시코 리비에라 마야의 엘 카멜레온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까지 13언더파 271타를 쳐 로버트 앨런비(호주)와 동타를 기록한 존 허는 무려 8차 연장까지 가는 대접전을 승리로 장식하고 우승 상금 66만6천 달러의 주인공이 됐다.

 최경주와 양용은, 앤서니 김, 케빈 나에 이어 한국(계) 선수로는 다섯 번째로 PGA 투어를 제패했다.

 그는 “연장에 들어가면서 무척 긴장이 됐다. 흥분을 가라앉히려고 했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마지막 8번째 연장 홀에서 12~13야드(약 11.5m) 거리의 러프에서 칩샷을 했고 홀 약 80㎝에 붙여 파를 잡았다”고 우승 순간을 돌아봤다.

 2009년부터 한국프로골프에서 3년간 활약한 그는 2010년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1990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존 허는 곧바로 한국에 돌아와 어린 시절을 보냈고 초등학교 5학년 때 다시 미국 시카고로 떠났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 떠나게 된 미국이었지만 존 허는 새벽같이 일어나 연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골프에 매달렸다.

 아버지 허옥식 씨는 “13살 정도 됐을 때 시카고에서 열린 13~18세 대회에서 우승한 뒤 초청받아 출전한 일본 대회에서도 우승하고 돌아와 본격적으로 골프를 하겠다고 했다”며 “그래서 날씨가 따뜻한 캘리포니아 지역으로 이사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후로도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아 어려운 생활을 계속하던 존 허는 2008년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 투어(KGT) 외국인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한국 무대에 진출했다.

 경비를 줄이려고 아버지 허 씨가 캐디를 맡았지만 골프 규정에 익숙하지 않은 허 씨는 2009년 삼성베네스트오픈 때 너무 힘이 들어 카트를 타고 이동하다 벌타를 받는 해프닝을 일으키기도 했다.

 존 허는 우승 후 공식 인터뷰에서 “꿈이 이뤄졌다. 투어에서 뛰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고 이제 우승까지 해냈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즐거워했다.

 그는 “신인으로서 3라운드 진출이 목표였다. 이런 결과가 나올 줄 몰랐다”며 “전날에 비해 바람이 적게 분 것이 유리하게 작용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 응시한 그는 27위에 올라 올해 출전권을 가까스로 얻었다.

 존 허는 시즌 상금으로 104만7천132달러를 쌓아 상금랭킹이 30위에서 9위로 껑충 뛰었다. 또 페덱스컵 포인트 부문에서 458점을 얻어 33위에서 12위로 올라섰다.

 이번 대회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액센츄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과 같은 기간에 열려 마스터스 출전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존 허가 마스터스에 나가려면 올해 마스터스 전까지 PGA 투어 대회에서 또 우승하거나 세계랭킹을 50위 안쪽으로 올려야 한다. 존 허의 현재 세계랭킹은 267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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