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3일 취임한 제4대 김기덕 경인지방우정청장이 경인우정청의 새로운 미래와 새로운 가치 창조를 위한 도전에 나섰다. 행정의 전문가이자 탁월한 국제 감각을 지니고 있는 김 청장은 취임 후 자신의 미션을 설정해 이를 몸소 실천하고 있으며, 특히 수평적 의사소통 활성화를 강조하면서 경인우정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경기·인천지역의 561개 우체국에 1만1천여 명의 직원을 관장하며 우정사업의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는 김기덕 경인지방우정청장에게 경인지역의 우정사업 현황과 변화의 원동력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다음은 김 청장과의 일문일답.
-취임 후 2개월을 맞았는데 소감은.
▶두 달이 빨리 지나간 것 같다. 마침 취임한 때가 연중 가장 바쁜 설 특별소통기간 중이어서 더욱 그런 것 같다. 만날 사람도 많고, 가야 할 곳도 많아 몸은 바쁘지만 우정사업본부에 있을 때보다 훨씬 활기찬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다. 사실 우정사업 경영환경이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때에 전국 9개 지방청 중 가장 규모가 큰 경인우정청을 맡게 돼 어깨가 무거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땀 흘려 일하는 직원들을 볼 때면 ‘내가 더욱 잘 해야겠구나’하는 생각에 다시 힘을 얻게 된다.

-우정청하면 일반인들은 우체국을 생각하게 되는데, 어떤 업무를 하는 곳인가.
▶우정청은 해당 지역의 우체국을 지휘·감독하는 기관이다. 우체국은 편지·소포 등 우편업무뿐만 아니라 예금과 보험 등 금융업무도 취급한다. 전국에 행정구역별로 설치된 9개 지방우정청은 지역의 우체국들이 지역주민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통일성 있게 제공하고 지역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업무를 지원하고 감독하는 일을 하고 있다.

-우체국이란 특성상 공익성과 기업성 둘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 그 본연의 역할은 무엇인가.
▶우체국의 역할은 편지와 소포에 대해 도서 벽지지역을 포함한 전국을 대상으로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물론 예금이나 보험에 대해 우체국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민의 금융서비스 이용 접근성을 보장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우체국은 공익적 목적을 추구하는 ‘국가기관’이면서도 사업을 운영하는 정부기업이다. 즉, 정부부처 형태의 공기업이다. 흔히 우체국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줄 알고 있으나 우체국은 우편 금융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을 재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국민 세금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이러한 점 때문에 공익성뿐만 아니라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두 마리 토끼를 같이 잡아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우편사업만 봐도 이메일이나 전자결제시스템 등의 도입으로 편지물량은 해마다 줄어드는데 인건비와 시설유지비 등 고정비용은 높아 경영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익이 나지 않는 시골이나 도서지역의 우체국을 폐쇄해야 하겠지만 우편서비스는 일종의 공공재로 모든 국민이 공평하게 누려야 할 보편적 서비스이기 때문에 우체국에서 수익성과는 상관없이 제공하고 있다.

-최근 주변을 보면 편지를 찾아볼 수 없는데, 실제 우편물이 많이 줄고 있나.
▶인터넷이 발달됨에 따라 이메일과 스마트폰 등 우편 대체수단이 발달하면서 우편물이 많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에서는 일부 우편시설을 폐쇄하고 직원들을 감원하는 등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중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우편이용량은 지난 2002년 53억 통을 정점으로 점차 감소 추세에 있으며 지난해 경우 47억 통 수준이다. 미국 등 선진국처럼 급감하지는 않지만 우리나라도 우편물의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손으로 쓴 편지는 이제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해 접수된 국내 편지 중 93% 가량이 고지서나 안내책자와 같은 기업물량이며, 일반인이 보내는 편지는 전체의 7% 수준으로 그 수가 매우 적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경인지역 내 편지쓰기 대회 등을 개최하면서 지역 내 편지문화 고취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올해 계획은.
▶올해도 편지쓰기 대회를 열어 편지문화 보급에 노력할 생각이다. 최근 이메일이나 문자 등으로 인해 예전만큼 편지나 우표에 대한 관심이 적지만, 편지는 문자나 이메일이 담아낼 수 없는 사람의 마음을 담을 수 있다. 특히 편지를 통한 교감은 아이들의 정서 발달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도 다양한 기회를 통해 사람들에게 편지가 가진 장점들을 전파하고 널리 보급할 생각이다.

   
 
-경기·인천지역의 동반성장을 위해 특별히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우체국이 지역경제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큰 역할은 우체국을 이용하는 고객과 기업들에게 최상의 만족스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특히 경기·인천지역의 경우 새로 들어서는 신도시가 많다. 주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우체국도 적시에 신설하고 집중국 등의 직원 채용 시에도 지역주민들을 우선 채용하는 등 지역경제와 상생토록 하겠다.

-오는 4월 11일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데, 준비사항은.
▶명절과 함께 우체국이 가장 바빠지는 때가 바로 선거철이다. 더욱이 올해는 총선과 대선이 한 해에 치러져 어느 때보다 바쁜 한 해가 될 것 같다. 특히 선거우편물은 의미가 특별하다. 이는 우편물 하나하나가 국민들의 권리행사와 직접 연결돼 있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고 철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체국에서도 선거를 앞두고 ‘선거우편물 특별소통기간’을 정해 직원들을 교육하고 모든 역량을 집중시켜 선거우편물 소통에 대비하고 있다.

-선거철 우편업무에 특별히 신경써야 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부재자신고서 접수가 가장 어렵다. 군복무 중인 장병이나 타지에서 공부하는 대학생 등 주민등록상 거주지에서 투표할 수 없는 국민들은 부재자신고서를 작성해 정해진 기간까지 우체국을 통해 관할 지자체로 보내야 하는데, 문제는 부재자 마감일 오후 6시까지 신고서가 해당 지자체에 도착해야 유효하다.

즉, 당일 소인이 찍혀 있더라도 당일 도착분이 아니면 무효란 소리다. 하지만 마감시간에 임박해 우체국에 접수하러 오는 부재자들이 많다. 이럴 때 우체국에서 팩스로 일일이 관할 지자체로 보내는 수밖에 없는데 이마저도 마감시간이 임박해 수백 건씩 가지고 오면 물리적으로 시간 내 전송할 방법이 없다. 결국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 부재자신고 마감일이 오는 27일까지인데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루 전까지는 우체국에 접수해 주길 부탁드린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는.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하고자 한다. 현재 통신수단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우정사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해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이럴 때일수록 기본이 튼튼한 조직이 살아남기에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며 지역민에게 더욱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체국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 프로필
-학력
▶1982년 서울대학교 조경학과 졸업
▶1984년 동 대학원 행정대학원 석사 졸업
▶1999년 영국 켄트대학교 국제정치경제학 박사

-경력
▶1985년 행정고시 29회
▶1993년 정보통신부 체신금융국
▶2002년 울산우체국장
▶2003년 우정사업본부 금융사업단 보험과장
▶2004년 우정사업본부 감사관
▶2009년 우정사업본부 우편사업단 우편사업단장
▶2011년 우정사업본부 경영기획실장
▶2012년 우정사업본부 경인지방우정청장

-수상경력
▶1996 대통령 표창
▶2006 근정포장(정보통신의 날 우수공무원)
▶2011 홍조근정훈장(2011년도 우수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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