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물류전쟁의 시대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같은 물류전쟁의 최전선이 항만이며 여기에서의 승패가 각국의 향후 경제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이런 물류전쟁으로 국내 항만들이 동북아 물류중심화 전략을 배경으로 대형 항만으로 탈바꿈 하기 위한 전략모색이 한창이다. 한마디로 중국의 부상과 지방화시대라는 대내외적 요인에 의해 더욱 더 탄력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 추진중에 있는 국내 항만전력을 살펴보면 몇가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대부분의 국내 항만들이 허브항만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와 지자체들은 인천항을 환황해권의 허브포트로, 평택항은 수도권 물류 중심항만으로, 부산항과 광양항을 동북아 메가허브포트로 육성하고자 대대적인 홍보와 투자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동해항마저 환동해권 중심항만을 표방하고 나섰으니 말이다. 이처럼 한반도 전체가 중심항만으로 넘쳐날 지경이며 성공적인 항만전력은 허브항만만이 능사는 아니며 모든 항만이 한결같이 허브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된다. 분명한 것은 지역경제와 지리적 특성을 감안한 항만전략 수립을 통해 해당지역의 수출입 물류를 지원하고 소득 및 고용창출에 기여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다. 이는 명분에 집착해 실리를 잃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더구나 이들 항만 대부분이 컨테이너시장에 성장전략의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하긴 급속히 증가되고 있는 컨테이너물량을 감안하면 이런 전략선정에 대해 이해가 가는 면도 없지 않지만 국가차원에서 볼 때 그렇게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컨테이너 뿐만 아니라 벌크 및 일반화물 그리고 클루즈 등과 같은 다양한 사업전개를 통해서도 항만의 부가가치를 제고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개별항만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처리화물의 다양화는 경기변동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해서 고용과 부가가치 창출에 있어서도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고 본다. 따라서 모든 항만이 컨테이너에 집중하기보다는 적절한 역할분담과 새로운 틈새시장 개척이 중요하다. 이는 한 나라가 모든 산업에서 경쟁우위를 가질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고 한 나라의 모든 항만이 동일 분야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더욱이 갑문이라는 특징을 지닌 인천항의 경우는 로테르담이나 싱가포르보다는 유사한 지형조건을 극복해 세계적인 항만으로 발돋움한 암스테르담이나 앤트워프를 교훈으로 삼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보면 우리는 이제라도 현실과 이상의 격차를 냉정히 분석한 후에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항만들이 개발함으로써 독특한 발전모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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